"한국경제 남은 골든타임(선진국 경제로 진입할 마지막 기회) 2년뿐… 不動産부터 살려라"

입력 2014.06.16 03:02

[경제 전문가들 '박근혜 정부 2期 경제팀에 바란다']

2016년 지나면 생산인구 줄고 총선 겹쳐 경제에 전념 어려워
전·월세 과세案 백지화하고 방만한 공공기관 개혁 등 과감하고 강력한 조치 내놔야

"한국 경제를 되살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당장 경기를 살릴 대책부터 내놓고 과감하게 움직여라."

최경환 부총리 내정자를 중심으로 한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해야 할 일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답을 내놨다. 본지의 자문에 응한 경제 전문가들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 한이헌 전 경제수석, 현정택 전 경제수석 등 전직 고위 관료와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등 학계 인사들이다. 이들은 미약하게 회복되던 경제가 세월호 참사 여파로 흔들리고 있는 데다,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추진할 시간이 2년도 채 안 남은 상황 등을 지적하며, 강도 높은 경기 부양책과 과감한 실행을 주문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 "부동산부터 살리고 구조 개혁해라"

경제 전문가들은 조로(早老)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려면 새 경제팀이 과감하고 강력한 조치를 내놔야 흐름을 돌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상 유지에 급급하거나, 뻔히 예상되는 처방으로는 약효가 없다는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후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최 후보자는 이곳에서 기획재정부 간부들과 함께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후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최 후보자는 이곳에서 기획재정부 간부들과 함께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이 가장 강하게 주문한 분야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다. 보통 경기 부양을 위한 단기 처방은 언급하지 않는 경제 원로들까지 1순위로 "부동산부터 살려라"고 요구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경기가 이렇게 죽으면 되겠느냐. 부동산 시장부터 활성화해 경제 활기부터 회복시켜라"고 주문했다. 한이헌 전 경제수석은 "시장에 혼란을 준 전·월세 과세 방안은 백지화 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세 전 금감원장은 "부동산 시장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젊은 층이 집을 살 수 있게 장기 모기지론을 활성화하고 임대 시장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 기관 개혁, 규제 개혁과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구조 개혁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컸다. 윤증현 전 장관은 "서비스산업이 선진화돼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의 대내외 균형이 맞춰진다. 한강 둔치에서 고기도 못 구워 먹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윤 전 장관은 "노조가 무서워 공기업 민영화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데 철도 사태처럼 정부가 당당히 맞서서 바꿀 부분은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다음에 한국 경제가 먹고살 초석을 놔야 한다. 미래를 위한 씨뿌리기를 하는 팀이 돼야 한다"고 했고,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앞으로 우리 경제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는 서비스업뿐이다. 경제팀이 정치적 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해묵은 과제들을 실천에 옮기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했다.

경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2기 경제팀의 과제 정리 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최근 급격한 원화 값 상승과 선진국들의 돈 풀기에 대해 정부가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3개월 새 원화 값이 5% 넘게 올랐다. 수출 기업 타격이 불 보듯 뻔한데 환율 정책이 너무 안이하다"고 했다. 권혁세 전 금감원장은 "원화 값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 경상수지 흑자가 많아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향후 2년이 한국 경제 살릴 마지막 '골든타임'

전문가들은 향후 2~3년이 우리 경제의 저(低)성장을 끊고 선진국 경제로 완벽하게 진입할 마지막 기회, 이른바 '골든타임(golden time)'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가 인구 구조의 노령화다. 우리나라의 생산 가능 인구(15~64세)는 2016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여성과 중노령층의 경제활동 참가를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 큰 진전이 없다. 김준경 KDI 원장은 "노령화에 따른 저성장 고리를 끊어야 최근 문제가 되는 분배 악화와 빈곤층 증가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로 현 정부가 경제 회생의 해법으로 제시한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실행에 옮길 시간이 넉넉지 않다. 특히 2016년 4월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현 정부가 경제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은 2년이 채 안 남았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 내정자는 정치권과 언론계까지 거쳐 경제 개혁 조치를 입안할 역량이 현재 부총리보다 월등할 것"이라며 "정치인 출신 부총리가 국회 협력을 통해 좋은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골든타임(golden time)

'위급한 환자가 생명을 건질 수 있는 마지막 시간', '어떤 일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 등을 의미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제 도약을 위해 향후 2년 안팎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 용어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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