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이 거세지자 중국이 자국 문화 보호를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중국정부는 TV 방영시간, 콘텐츠 수입 제한 등에 이어 최근에는 인터넷 방영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중국에서 한류열풍을 일이크고 있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포스터.

중국 국무원 직속기구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이하 광전총국)은 지난달 26일 드라마 등 인터넷 방송에 대해 ‘선심사후 방영’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광전총국은 중국의 라디오·TV·영화산업 등을 관리·감독하는 정부기관이다.

앞으로 한국 드라마가 유쿠·투도우 등 중국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방영되기 위해서는 광전총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광전총국은 심사를 통과한 콘텐츠에 대해서도 언제든지 방영을 중단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TV잡지 ‘TV가이드’는 “테러 소재 영상물이나 공포물 등은 중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듯하다. 미국 드라마의 80%가 중국에서 방영 중단 조치를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터넷을 통해 해외 영상물이 중국 사회나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자 중국 정부가 인터넷 방영 규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TV 방영은 제약이 많아 한국 드라마나 예능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유통된다. 인터넷 방영은 비교적 규제가 없고 관리 감독도 덜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 그대)’도 인터넷을 통해 중국서 인기를 끌었다. 별 그대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방영되며 35억4700만 클릭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중국에서의 별 그대 열풍과 관련한 기사를 다뤘다. 기사에는 중국 지도자들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은 왜 이런 드라마를 못 만드느냐”고 한탄했고, 한 중국 간부는 “별 그대는 우리의 문화적 자긍심에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한승범 한류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문화적 자부심이 강해 한류를 경계하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문화 보호를 이유로 해외 영상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규제한다. 해외 드라마는 해당 채널의 영화나 드라마 당일 총 방영시간의 25%를 넘을 수 없다. 주 시청시간대인 오후 7시~10시엔 방영이 금지된다. 방영 횟수도 50회 이내로 제한한다.

드라마 내용도 규제 대상이다. 국가 명예 훼손, 미신 선전, 사회질서 파괴, 폭력 등 범죄 사주, 민족 전통 훼손 등 내용은 방송할 수 없다.

중국정부는 또 해외 프로그램의 포맷 수입을 방송사별 1개(1년)로 제한했다.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오후 7시30분~10시30분에 편성할 수 없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등이 인기를 끌자 제재가 들어온 것이다.

박지혜 서비스산업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정부의 규제정책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한중FTA협상을 통해 규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