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끌어올린 일자리 호조…지속 가능성은

입력 2013.11.13 15:32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40만명대 이상의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고용 회복세가 본 궤도에 오른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경기 호조가 고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취업자 수는 주로 보건복지와 공공 부문 등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늘었다. 제조업, 도소매업과 같이 일자리 비중이 큰 분야의 취업자 수는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쳤다.

또 여성 취업자 수 증가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주로 50대 이상에서 늘었다는 점, 또 이들이 대부분 상용직으로 취업하고 있다는 점은 청년 일자리에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 보건복지ㆍ공공행정이 취업자 수 절반 차지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증가한 취업자 수(47만6000명, 전년 동월 대비) 중 41%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9만4000명)에서 나왔다. 이 부문의 취업자 증가 규모는 올 1월 10만5000명에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정부의 장애인ㆍ노인 돌봄 정책으로 복지사, 요양사, 간병인 등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정부의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이 포함되는 공공행정ㆍ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의 취업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2000명 늘며 넉달째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 두 부문에서만 늘어난 취업자 수(25만6000명)가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의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보건복지와 공공행정 두 부문이 전체 산업별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라며 "최근 취업자가 이 부문에서 비중 대비 늘어나는 속도가 빠른 것은 정부 역할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문의 취업자 수는 증가폭이 미미한 편이었다. 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3만1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도매 및 소매업도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증가폭은 2만2000명으로 크지 않았다. 이 밖에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1만5000명), 전문ㆍ과학 및 기술서비스업(-4만5000명)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 여성 취업 늘었다지만 50대가 주도

'일하는 여성'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최근 고용지표 개선에서 괄목할만한 부분이다. 여성 취업자는 28만9000명 늘며 남성(18만7000명)을 앞질렀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인원의 3명중 2명이 여성이었다는 얘기다. 여성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 7월부터 매달 20만명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늘어난 여성 일자리는 대부분 50대(17만5000명)와 60대(9만4000명)의 몫이었다. 20대 여성의 일자리는 지난해와 비교해 증감이 없었고, 30대는 오히려 8000명 감소했다. 40대도 3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장애인이나 노인, 아이 돌봄 서비스 등 정책이 50대 이상 여성의 일자리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들 여성의 취업 형태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지난달 여성 자영업자는 1만3000명 감소했지만 임금 근로자는 28만9000명 늘었다. 여성 임금 근로자는 올 5월(16만1000명)부터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용직 근로자는 3만9000명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같이 50대, 상용직 여성의 일자리 증가는 결과적으로 고용지표의 표면적인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취업 연령층인 20대의 취업자 수 증가폭이 3만명 내외에 머물고, 30대는 5개월 연속 일자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긍정적으로만 해석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변양규 실장은 "정부는 상용직 일자리가 느는 것을 보고 ‘일자리의 질까지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기본적으로 청년층 취업 상황이 저조하기 때문에 고용지표가 '건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고용지표 개선되고 있지만 민간에서 일자리 나와야"

전문가들은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올 3분기까지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대를 지속하는 등 경기 개선이 고용지표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시간 선택제 일자리는 일자리의 양적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 회복세를 전제하면 일자리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또 정부가 시간제 근로 확대 등 고용의 양적 성장을 강조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취업자 수 증가 전망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호조세가 지속되려면 민간에서의 일자리 창출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양규 실장은 "정부가 압력을 많이 넣고 있는 시간 선택제 일자리가 대폭 늘어나면 모르겠지만 민간이 고용을 늘리지 않는다면 현재의 고용 추세를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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