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미국 국민의 소비 심리가 하락했다. 지난달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던 소비 심리가, 한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 부동산, 소비, 고용 등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던 미국인들의 기대감이 한달 전보다 줄어 들었다는 의미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는 6월 소비자 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Survey)가 82.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달 소비자 심리지수가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84.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1.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미국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치(84.7)를 밑도는 수준이다.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2006~2013 데이터시트. 6월 잠정치 82.7은 2007 수준과 비슷한 상황.

소비자 심리지수는 100(1964년 12월 지수)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향후 소비가 늘어 나는 것을 의미하고, 100 아래는 소비가 위축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수 하락 소식에 이날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5.90포인트(0.70%) 내린 1만5070.18에 거래를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1.81포인트(0.63%) 내려간 3423.56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9.63포인트(0.59%) 하락한1626.73로 거래를 마쳤다.

조지 카토나 미시간대 경제학과 교수

뉴욕 증시를 움직일 만큼 영향력을 가진 소비자 심리지수란 무엇일까? 소비자 심리지수는 미국 소비자들이 최근 경기를 어떻게 느끼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를 수치화한 지표로 1940년대 후반 조지 카토나(George Katona) 미시간대 교수에 의해 개발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미시간 대학교 소비자 연구센터(University of Michigan Consumer Sentiment Survey)에서 500명 이상의 미국인(알래스카, 하와이 제외)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산정한다. TV·냉장고·휴대폰·자동차 등 소비재 제품의 구매계획을 비롯해, 재정·소득변동 등 경기와 밀접한50개의 질문을 통해,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지수에 반영하고 있다.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전화로 직접 물어보는 만큼, 비슷한 경제 지표인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우편)'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정부 입법기관이나 경기 상황을 분석하려는 월가에서
경기 순환의 선행지표(미래의 경기상황을 예상하는 지표)로 많이 활용한다.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는 매달 두 번씩 발표한다. 매월 중순 예상치를 먼저 발표하고,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9시 55분(동부 표준시)에 확정치를 발표한다.

미시간대 소비자 리서치센터 로고

그렇다면 소비자 심리지수는 왜 중요한 것일까?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인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70%가 소비 지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소비 지출이 늘면, 생산이 많아지고, 이는 기업의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식. 따라서 소비자 심리지수는 미국의 경기 상황과 소비시장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다.

특히 소비자 심리지수는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도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액은 약 600억 달러(약 67조6200억원)로, 이는 서울시 전체 예산(약 23조원)의 3배와 맞먹는 수준이다. 따라서 휴대폰·자동차 등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게도 미국 소비 동향은 물건을 판매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정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