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 이미지 심기 2탄… '보이지 않는 손' 돼라

조선일보
  • 정한국 기자
    입력 2013.05.27 03:01

    [연탄배달 등 봉사 직접 하던 방식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사회공헌 참여할 수 있도록 다리 놔줘]

    해외 기부활동 연결해주고 실종아동 찾기 참여 유도하고
    봉사활동 전면에 나서지 않아 생색내기 아닌 진정성 인정받아

    신한생명이 최근 선보인 '마이 키즈(My Kids)'라는 캠페인은 재미를 주면서도 소비자들이 주축이 돼 이끌어가는 사회 공헌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신한 마이 키즈'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해외에서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 가운데 자신과 가장 닮은 아이를 찾을 수 있다. 소비자에게 자기와 닮은 사람을 찾는 즐거움을 주면서 자연스러운 기부 활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자신과 비슷한 아이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실제 후원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기업들의 사회 공헌 활동 중심축이 소비자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기업 임직원들이 연탄 배달이나 독거노인 방문 같은 봉사 활동에 직접 나서던 방식에서 기업이 사회 공헌에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 임원의 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 남양유업과 배상면주가의 재고(在庫) 밀어내기 논란 등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기업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착한 기업' 이미지를 심기 위해 힘쓰는데, 최근 가장 주목받는 형태가 참여형 사회 공헌 활동"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행동하는 주체는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자기와 얼굴이 비슷한 해외 아동을 찾아 기부할 수 있게 해주는 신한생명의 사회 공헌 활동‘마이키즈’. 삼성생명에서 자살을 막기 위해 마포대교에 도입한 생명의 다리. 실종 아동 정보를 담은 오뚝이를 시민들이 여러 곳으로 옮길 수 있게 만든 삼성화재의‘착한 릴레이’행사 모습(왼쪽부터).
    자기와 얼굴이 비슷한 해외 아동을 찾아 기부할 수 있게 해주는 신한생명의 사회 공헌 활동‘마이키즈’. 삼성생명에서 자살을 막기 위해 마포대교에 도입한 생명의 다리. 실종 아동 정보를 담은 오뚝이를 시민들이 여러 곳으로 옮길 수 있게 만든 삼성화재의‘착한 릴레이’행사 모습(왼쪽부터). /신한생명·삼성생명·삼성화재
    삼성화재는 보건복지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실종아동전문기관)과 공동으로 실종 아동을 찾는 새로운 방식의 캠페인을 시작했다. '착한 릴레이'라는 행사로, 실종 자녀를 찾기 위해 전단을 들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한 오뚝이를 만들어 시민들이 다양한 장소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좀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해 실종 어린이를 찾는 데 힘을 보태자는 취지였다.

    SK텔레콤이 사회 공헌 포털 '티투게더(T-together)'를 통해 작년 12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고객 참여 자원봉사 서비스도 기업이 중개자 역할을 자처한 사례다. 고객이 현재 위치에서 봉사 활동을 쉽게 할 수 있는 기관을 실시간으로 조회, 봉사 활동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승희 SK텔레콤 사회 공헌팀 매니저는 "SK텔레콤과 고객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사회 공헌 활동을 외부에 알리는 효과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사회 공헌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은 본인이 주체가 되기 때문에 더욱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만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을 통해 봉사 활동이 자발적으로 널리 확산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활동을 중개해 준 기업의 이미지가 더 구체적으로 각인된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봉사 활동이 보여주기 식이나 생색내기용이 아니라 진정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도 "사회 공헌 활동 플랫폼을 만들어, 회사의 활동이 진정성을 갖췄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삼성생명이 올해 진행한 '생명의 다리' 프로젝트도 일반 시민들의 눈길을 끌면서도 자살이라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활동으로 꼽힌다. 서울 한강 다리 중 투신 사고가 가장 많은 마포대교에선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무슨 고민 있어?' '밥은 먹었어?' 같은 메시지가 부착된 전등이 켜진다. 회사 관계자는 "부모나 친구가 위로를 건네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해 충동적인 자살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코웨이 한국 청소년들이 하루에 평균적으로 마시는 물의 양이 권장 수분 섭취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해 '물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깨끗한 물을 마시는 습관이 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정수기 등 물 관련 사업이 핵심인 코웨이로선 자사 사업을 자연스럽게 알리면서도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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