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그림자 금융'이란 무엇이고 왜 위험한가요?

조선일보
  •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입력 2013.05.03 03:06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소로스 "중국, 2년 후 대형 금융 위기 겪을 수도" <조선일보 2013년 4월 19일자 A18면>

    중국이 앞으로 2년 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부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슷한 금융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미국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 회장이 경고했다. 소로스 회장은 "급성장하는 중국의 섀도 뱅킹(그림자 금융)이 2007~2008년 금융 위기 때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요즘 중국 경제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기사에서 '그림자 금융(섀도 뱅킹)'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촉발시켰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를 기초로 한 신용파생상품이 '그림자 금융'을 대표하는 상품이었습니다. 오늘은 그림자 금융이란 무엇이며, 왜 그림자 금융이 위험하다고 말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림자 금융이란 무엇인가요?

    그림자 금융은 영어로 섀도 뱅킹(shadow banking)이라고 불리는데, 은행과 달리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비(非)은행 금융기관을 가리키거나 이런 금융기관에서 취급하는 비은행 금융 상품을 뜻합니다. '그림자(shadow)'라는 수식어는 그림자 금융이 금융의 본래 모습과 유사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붙게 됐습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뜻이지요.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 상품으로는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신용파생상품,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헤지펀드 등을 들 수가 있습니다.

    그림자 금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그림자 금융은 은행처럼 자금 중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취급하는 금융 상품이 은행예금보다 위험이 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은행의 요구불예금과 자산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를 비교해보겠습니다. MMF는 고객의 돈을 모아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금융 상품에 투자하는데, MMF에 가입한 투자자는 은행예금처럼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원할 때 돈을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MMF는 은행의 요구불예금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5000만원까지 원금 보장이 되지만 MMF는 원금 지급 보장이 없습니다. 자산운용사가 단기금융 상품 운용에서 크게 손실을 보는 경우엔 원금 손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그림자 금융은 자금 중개 경로가 길고 복잡합니다. 은행예금은 자금 공급자인 예금주와 자금 수요자인 대출자 사이에 자금 중개가 이루어집니다. 반면 MMF는 최초의 자금 공급자인 MMF 투자자가 운용회사에 돈을 맡기면, 운용회사는 기업어음(CP) 등 단기금융 상품에 투자하게 됩니다. 기업어음(CP)에 투자한 자금은 다시 최종 자금 수요자인 기업에 전해집니다. 이처럼 MMF는 '투자자-자산운용사-기업어음(CP)-기업' 등 총 4단계 자금 중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은행의 자금 중개가 '예금자-대출자'로 2단계인 것과 달리, 그림자 금융의 자금 경로는 이처럼 상당히 복잡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림자 금융은 은행보다 규제가 적습니다. 은행은 예금자의 지급 요구에 대비해 일정 수준의 현금을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국제결제은행(BIS)이 제시한 자기자본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합니다. 반면 그림자 금융을 다루는 비은행 금융기관은 투자자에게 원금 지급을 보장할 의무가 없고, 규모도 작기 때문에 규제 수준도 낮습니다.


    그림자 금융은 왜 위험하다고 말하나요?

    그림자 금융이 위험한 이유는 그림자 금융의 특성에서 나옵니다.

    첫째, 그림자 금융은 은행예금 상품보다 투명성이 낮아, 손실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그림자 금융을 통해 조달한 부채 항목들을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파산 직전까지 관련 손실이 드러나지 않기도 하였습니다. 재무제표에 자산이나 부채로 인식되지 않는 거래를 부외거래(簿外去來)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상당수 그림자 금융 상품이 부외거래였습니다. 다행히 금융 위기 이후에는 국제적으로 부외거래 항목들을 투명하게 감시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림자 금융'이란 무엇이고 왜 위험한가요? - 일러스트

    둘째, 그림자 금융은 은행보다 레버리지(차입)가 높습니다. 레버리지란 금융기관이 자기자본보다 얼마나 많은 금액을 끌어다가 돈을 굴리느냐를 뜻합니다. 예컨대 레버리지가 40배라면 자기자본 1억원을 갖고 차입을 통해 돈을 끌어다가 40억원을 투자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전체 투자액 중 2~3%만 손실이 나도 자기자본을 모두 까먹게 되니 위험한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그림자 금융의 부실은 금융기관들의 연쇄 손실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은행은 자금 중개 경로가 예금자와 대출자로 단순하지만, 그림자 금융은 자금 중개 경로가 길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그림자 금융이 위험하기만 한가요?

    그렇다고 그림자 금융이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예금보다 높은 수익과 위험을 제공함으로써, 은행 시스템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위험을 싫어하는 투자자에게는 안전한 은행예금이 적합하지만, 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는 예금보다 높은 수익이 나오는 금융 상품에 투자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그림자 금융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림자 금융은 또 금융 산업 내에 경쟁을 유도해 금융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MMF를 예로 들면, MMF 운용회사들 사이에 경쟁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운용회사에 지불하는 보수는 꾸준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MMF 운용회사들의 성적이 주기적으로 공개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성과 대비 낮은 위험을 제공하는 운용회사를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순기능 때문에 그림자 금융을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과다하게 높으면 위험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당하게 유지한다면 몸에 해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림자 금융의 우려를 해소하고 순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그림자 금융의 위험 요인을 점검해야 합니다.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


    ◆ 쉽게 배우는 경제 tip

    부외거래(簿外去來)

    부외거래(off balance sheet engagement)는 장부 외 거래를 가리키는 말로 대차대조표 등 재무제표에 기록되지 않는 거래를 가리킵니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경영 활동을 보여주는 기록이어서 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부채는 재무제표에 기록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우발채무, 장외파생상품 등은 자산이나 부채에 포함되지 않는 부외거래입니다. 과거 그림자 금융을 대표하는 금융 상품들도 부외거래로 표시된 것이 많아, 손실이 발생해도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적으로 그림자 금융 등 부외거래 항목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 퀴즈

    은행(banking)과 유사하게 자금 수요자와 자금 공급자 사이에 신용 중개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은행처럼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지 않은 비(非)은행 금융기관 또는 비은행 금융 상품을 ○○○ ○○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 5월 8일(수) 오후 5시 마감, 5월 10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이마트 상품권(1만원권) 모바일 교환권(40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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