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로 11%인 금융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8.5%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보다도 큽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의 CEO 데이비드 스코실(56)은 "관광업은 확실한 성장 산업"이라고 말했다.
WTTC는 1990년 만들어졌으며 여행관광업계의 다보스 포럼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민간 협회다. 회원은 항공사나 호텔 체인 같이 여행이나 관광과 관련된 100대 글로벌 기업의 CEO들이다. 매년 세계 각국을 돌면서 회원인 CEO들과 초청된 각국 정부의 고위 관료가 참석하는 글로벌 회의를 연다.
워낙 '거물'이 왔다 가기 때문에 글로벌 서밋은 관광업에는 큰 효과가 있다. '한국 방문의 해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WTTC의 유일한 한국인 회원이고, 2016년 이후 글로벌 회의를 유치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9월에는 WTTC 아시아 지역 회의가 한국에서 열리고, 스코실 CEO는 이 협약을 맺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과거에도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관광업 성장률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9·11 테러 사건 같은 큰 악재가 있었던 해를 제외하고, 여행업은 지난 30년 동안 매년 약 4%씩 성장했다. 작년에 전체 세계경제는 2.4% 성장했지만 관광업은 2.7% 성장했다.
"관광업의 성장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세계에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늘고 있죠. 이들은 처음으로 국내와 해외여행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성장세는 무섭다. WTTC는 2020년에는 중국에서 해외여행을 나가는 사람의 숫자가 2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관광 산업도 크다.
스코실 CEO가 보는 두 번째 이유는 항공 산업의 확대다. 저비용 항공사도 급증했고 항공기 규모도 커지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는 이용료가 비싼 큰 공항보다는 이용료가 싼 지방 공항을 이용한다. 스코실 CEO는 "이것은 각 지역의 관광 산업을 키우는 효과를 가져오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국·일본과 주고받는 관광객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WTTC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여행 부문 GDP 성장률은 13.2%로 G20 국가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한국 도시의 모습은 다른 아시아의 도시에 비해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광객이 박물관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쇼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강점입니다. 중국의 성장에 따라 한국 여행관광업도 5년에서 10년 동안 성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