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고용률 70% 달성'‥현실 가능한 숫자?

조선비즈
  • 양이랑 기자
    입력 2013.02.22 16:58

    박근혜 정부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를 통해,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국정과제의 중심에 뒀다. 지난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고용률은 64.2%로, 박근혜 정부가 임기 내 목표를 이루려면 매년 48만개에 가까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숫자는 과거에도 찾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면서 더욱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가 되고 있다. 자칫하면 이명박 정부의 '747(연평균 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선진 7개국 진입)'과 같은 공약(空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고용률 70%, 5년간 총 240만개 일자리 필요

    2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박 당선인이 밝힌대로 생산가능인구의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총 24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야 한다. 매해 47만~48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고용률 70%에 도달하려면 연간 35만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수치와는 무려 10만개 이상이 차이 난다.

    우리 정부가 집계하는 1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새로 만들어야 하는 일자리 숫자는 더 커진다. 이 경우엔 임기 내 270만개, 매년 50만~6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보면 이는 만만치 않은 숫자다. 통계청의 고용 통계 개편이 적용된 2000년 이후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 즉 새로 생겨난 일자리가 45만개를 넘었던 적은 2002년(59만7000명) 한 차례에 불과하다. 지난해엔 43만7000개로 2011년 41만5000개에 이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40만개를 웃돌았지만 앞으로 이런 호조세가 지속될 지는 의문이다.

    재정부는 이미 지난해 연말에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32만명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10만명 이상 줄어든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30만명대 초반을 예상했고, LG경제연구원은 28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 전문가 "매우 도전적인 목표"

    저성장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기존보다 더 늘린다는 것은 어려운 숙제다. 재정부에 따르면 2000부터 2011년까지 경제성장률이 연간 1%포인트 상승하면 취업자 수는 최대 9만명 늘었다. 반대로 말하면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9만개의 일자리가 증발한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2%)보다는 높지만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로 여겨졌던 4%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2013~2017년에 잠재성장률이 3.01%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성장 전망은 고용에 부정적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저성장이 예고된 상황에서 고용률 70% 달성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며 "매년 50만개에 가까운 일자리를 쏟아내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도 '국가고용전략'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이 경우에는 정책적 노력 외에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2017년부터는 고용률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임기가 올해부터 2018년 초까지인 박근혜 정부가 그 효과를 보기에는 시점이 이르다.

    ◆ 노동시장 개혁해야…여성 참여가 관건

    정부와 전문가들은 고용률을 끌어 올리려면 노동 시장 개혁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여성의 취업을 유도하는 것을 핵심으로 꼽는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급 측면에서 일자리 창출의 우선 순위는 여성, 청년, 고령층 순"이라며 "현재 주취업층인 남성의 고용률은 OECD보다 높지만 여성은 매우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경력 단절과 장시간 근로, 육아 문제를 해결하는 게 향후 고용지표 개선에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김용성 KDI 선임 연구위원은 "고용률을 높이려면 여성의 취업을 늘리는 게 급선무"라며 "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여성의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을 예로 들면서,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늘며 고용률이 크게 상승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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