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19일 이승한(67·사진) 회장이 오는 5월 대표이사직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후임 대표이사는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의 말레이시아 대표인 도성환 사장이 맡는다.
이 회장은 16년 동안 홈플러스 대표를 맡은 국내 유통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1997년 홈플러스 전신인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1999년 테스코와 삼성이 합작 회사인 홈플러스를 만든 뒤에도 계속해서 홈플러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회장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채 회장직과 사회 공헌 활동 재단인 홈플러스 e파란재단의 이사장직을 수행한다. 테스코·홈플러스 아카데미 회장 겸 석좌교수와 테스코 그룹의 경영자문역도 맡는다.
이 회장은 CEO로 재직하며 업계 12위였던 홈플러스를 연 매출 12조원의 대형마트 2위 업체로 키웠다.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문화센터(평생교육스쿨)를 운영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장을 맡고 있다.
도성환 신임 대표는 홈플러스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 법인 CEO로 승진했다. 1981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홈플러스 1호 점포인 대구점 초대 점장을 지냈다. 재무와 물류, 마케팅 임원 등을 두루 거쳤다.
업계는 이번 인사에 대해 테스코가 실적이 부진한 홈플러스의 조직을 재정비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임기가 2014년까지인 이 회장이 물러나는 시기도 앞당겨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