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프터서비스(AS) 센터 직원이 제품 수리를 요청한 고객에게 “찌질이 같다”고 표현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수십만원이나 하는 갤럭시 노트 10.1을 구매한 고객에게 돌아온 응대가 결국 ‘찌질이’였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해외 유명 패스트푸드 점에서 한인 등 아시아계 고객을 대상으로 ‘찢어진 눈’ 등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영수증에 적어 전 세계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것처럼 글로벌 기업인 삼성 역시 고객 대응 서비스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울산의 한 소비자는 지난달 갤럭시 노트 10.1의 화면 터치가 잘 안된다며 삼성에 AS를 요구했다. 본사의 안내에 따라 지역 서비스센터를 방문했고, 센터에서 ‘문제가 없다’며 그를 돌려보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문제가 생겨 AS를 요청하자 패널을 교환해 준 뒤 처리 영수증을 끊어줬다. 문제는 바로 그 처리 영수증에 있었다. ‘처리내용: 터치 이상으로 증상확인불/찌질이 같음’이라고 인쇄돼 나온 것이다. ‘찌질이’란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일으키는 속어다.
이 소비자는 “AS를 접수한 삼성 직원이 내부 참고용으로 기재한 내용이 접수증에 인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품 사용에 불편을 느껴 문의했는데 사람을 찌질이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12일 일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삼성 찌질이 사건’으로 불리며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지만, 서비스 응대 수준은 그야말로 ‘찌질하다’는 것이다. 파장이 커지자 이 지역 서비스센터장이 해당 소비자를 두 차례 만났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지난달 회사 공식 트위터에 ‘제품 출시가 왜 이리 늦느냐. 발로 만드느냐’고 항의하는 고객에 ‘손으로 만든다’고 장난스럽게 대응하며 설전을 펼친 것이 다시 불거지면서 전체적인 고객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시 한 고객은 삼성 공식 트위터에 “젤리빈을 어떻게 만들기에 이리 늦나. xda 개발자들은 삼성직원이 아닌데도 업데이트 버전을 훨씬 먼저 내놓는다. 발로 만드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삼성전자는 “아니오. 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농담처럼 말꼬리를 잡고 맞받아치는 대응에 화가 난 소비자는 “손으로 만드는 것을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라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사유를 알고 싶어서 묻고 있다”고 항의했고, 이에 회사 측은“손으로 만드는 것을 알며 왜 발로 만드느냐고 물어보느냐. 말씀하신 대로 업데이트가 늦어지고 있지 않다”고 답해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일부 네티즌은 “‘손으로 만든다’ 한마디에선 ‘재치’와 ‘패기’가 느껴졌지만 그다음에도 엉뚱하게 열불내는 태도에 정말 ‘폐기’당해 할 대상이 아닌가 싶었다”며 “AS 센터, 공식 사이트에서까지 저럴 정도면 전반적인 서비스 마인드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