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소벨, 제럴드 파나스 지음ㅣ288쪽ㅣ1만3000원ㅣ어크로스
"이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인가?(Is this best you can do?)"
스티븐잡스는 늘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특히 애플의 매킨토시를 개발할 때 이 질문은 빛을 발한다. 스티븐잡스는 부팅시간을 줄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개발하던 개발팀장에게 이 질문을 던져 부팅시간을 줄이고 또 줄일 수 있었다. 그는 당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앞으로 매킨토시 사용자가 몇 명이나 될까? 만약 부팅시간을 10초 줄일 수 있다면 500만명의 시간인 5000만초를 줄일 수 있을 텐데."
때론 질문이 많은 것을 바꾸기도 한다. 적절한 질문을 던져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도 있고, 험악했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낼 수도 있다. 생각지 못한 놀라운 정보를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도 질문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렸다. 그런데 생각보다 질문을 어떻게 해야 잘하는지 설명해주는 책은 흔치 않다. '질문이 답을 바꾼다'는 질문을 세련되게 잘하고 싶은 이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은 적재적소에 어떻게 질문할 것인지를 총 33개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내고 있다. 엄청난 불평을 가진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데 그의 불평불만을 잠재우고 문제해결을 위한 발전적인 대화를 이끌고 싶다면 어떤 질문을 해야할까? 책에 따르면 누가 그런 불만을 가지게 했는지를 묻기보단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야 한다. 그 밖에도 진심 어린 교감을 원할 때, 타인의 성공비법을 전수받고 싶을 때 등 다양한 상황 속에 적절한 질문이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를 준다.
반면 이런 질문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당신의 고민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은 당신과 대화하기 위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이 책은 설명한다. 엄청난 친분이 없는 한 속마음을 말할 리 없는 만큼, 뜬구름 잡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대화를 이끌어나갈 때 비효율만 초래한다는 것.
이 책의 옮긴이는 "정치적 담판이나 비즈니스 협상에서부터 고객확보, 가정문제, 친구관계, 구애 등에 이르기까지 질문의 용도는 무한하다. 모쪼록 이 책을 통해 적합하고 힘 있는 질문으로 관계를 개선하며 성공의 활로를 여는 질문의 달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흥미로운 사례들과 이야기로 채워졌음에도 사례설명에 집중한 나머지 적절한 질문의 의미와 어떻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구체적인 기술은 나와있지 않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때론 조금 진부한 내용도 있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질문과 사례들도 다수 있어 일에서건 사랑에서건, 혹은 가정에서건 효율적인 대화를 하고 싶은 이들이 잠시 시간을 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입력 2012.11.04. 10:43업데이트 2012.11.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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