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ABC] 최대주주 지분 뻥튀기…인적분할의 마술

조선비즈
  • 김수진 기자
    입력 2012.09.25 06:17

    한미약품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2010년 이전 26.33%였으나, 회사를 지주회사 한미홀딩스(008930)와 신설 사업회사 한미약품(128940)로 분할하고 나서는 최대주주의 한미홀딩스 지분율이 67.19%로 증가했다. 기업 분할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어떻게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인적분할의 마술'이란 말이 있다. 인적분할을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아무런 투자 없이 뻥튀기 되기 때문에 '마술'이란 비유를 한다. 한미약품 최대주주의 지분율 증가는 바로 이 '마술'을 통해 가능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거치며 2000년대가 되자 정부는 우리나라 재벌기업에 지주회사 전환을 권유했다. 투명한 지배구조로 책임경영을 강화할 수 있는 선진 기업구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였다.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재 존재하는 기업을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와,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신설회사로 나눠야 한다. 이렇게 기업을 나누는 것을 기업분할이라 한다.

    기업분할은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두 가지로 나뉜다. 인적분할은 한 기업을 지주회사와 신설회사로 나누며, 기존회사의 주주들이 가지고 있던 주식 보유 수만큼 지주회사와 신설회사의 주식을 각각 가지게 된다. 이에 두 회사의 주주와 각 주주의 소유 주식 비율이 동일하다. 반면 물적분할은 지주회사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한다. 신설회사가 완전히 지주회사의 종속 자회사가 되는 것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법은 이처럼 두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재벌기업은 인적분할을 택한다. 지주회사의 지분을 뻥튀기하여 손쉽게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적분할의 마법은 '주식 교환(스와프)'을 통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김씨가 지분 20%를 가져 최대주주로 있는 A기업이 지주회사 A사와 신설회사 B사로 나뉜다고 하자. 그럼 김씨는 A사 지분 20%, B사 지분 20%를 갖게 된다. 이때 김 씨는 지주회사 지분율을 늘려 소유권을 강화하기 위해 B사의 보유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로 출자하고 그만큼의 지주회사 신주를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주식회사는 현금출자를 원칙으로 하지만 회사의 설립 혹은 신주를 발행할 때 예외적으로 현물출자를 인정하기 때문에 주식 스와프가 쉽게 가능하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신주를 받음으로써 최대주주의 지주회사 지분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웅진홀딩스(016880)최대주주의 지분은 38.03%에서 87.22%로 늘어났고, CJ(001040)최대주주의 지분은 19.8%에서 43.47%로 늘어났다. 한진해운홀딩스(000700), 한진중공업홀딩스(003480), 하이트홀딩스(000140), SK(003600), 영원무역홀딩스(009970)같은 재벌기업의 지분도 인적분할을 통한 주식교환으로 증가한 사례다.

    일부에서는 인적분할을 통해 대주주의 지배력이 크게 강화되자 지주회사 전환이 편법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이 순환출자와 상호출자 구조를 끊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나 정치계에서 이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키워드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