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해진 '아이폰5'… 진화했지만 혁신은 없었다

입력 2012.09.14 03:20

화면 커지고 가벼워진 반면, 배터리·프로세서 속도는 기대 못 미쳐
새 운영체제 'iOS6'의 지도·내비게이션은 호평
"큰 휴대폰은 누구나 만들어" "타사 태블릿PC 사용 저조" 애플, 삼성 견제 발언도

스티브 잡스 없는 아이폰은 '창조와 혁신' 대신 '진화'를 선택했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처음 아이폰을 발표한 이래 매년 새 모델을 발표하며 전 세계 휴대폰·통신 시장을 뒤흔들어왔다. 스마트폰, 앱 스토어, 와이파이(무선랜) 등은 모두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촉발된 통신 환경의 변화다.

애플은 전에 없던 제품이나 기능으로 새로운 시장을 폭발시킨다는 의미에서 '창조와 혁신의 기업'이란 시장의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애플이 12일(현지 시각) 발표한 아이폰5를 두고는 미국에서도 "진화한 것은 맞지만, 대약진은 없었다"(월스트리트저널)는 분석이 주로 나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스마트폰

아이폰5는 1년 전 나온 '아이폰4S'보다 화면은 넓어졌고 무게는 가벼워졌다. 애플은 아이폰 화면 크기를 3.5인치로 고집해오다 이번에 4인치로 키웠다. 가로세로 화면 비율도 동영상 감상에 유리하도록 기존 3:2에서 16:9로 바꿨다. 두께(7.6㎜)는 18% 줄였고, 무게(112g)도 20% 가볍게 만들었다.

아이폰5 발표를 담당한 애플의 필립 실러 수석부사장은 이날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장 가벼운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통신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전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LTE(4세대 이동통신) 지원 기능도 넣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경쟁 모델에 비해 두드러진 특징은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IT 매체 실리콘밸리닷컴은 "그동안 시장에서 기대해왔던 배터리의 수명 강화 등 소비자가 감탄할 만한 요소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나온 글로벌 경쟁 모델들이 10~11시간 이상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지원하는 반면, 아이폰5는 아이폰4S와 비슷한 8시간 지원에 그쳤다. 모토로라의 '뉴 레이저 맥스HD폰'은 통화만 할 경우 21시간까지 지원한다.

스마트폰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좌우하는 AP(응용프로세서) 역시 아이폰5는 듀얼코어프로세서를 채택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 등 최신 모델이 쿼드쿼어프로세서(핵심 반도체 4개를 합친 고성능 AP)를 사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당초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자결제나, 스마트폰 간 무선 콘텐츠 공유를 위해 애플이 넣을 것이라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NFC(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 기능도 빠졌다.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반면 이날 행사에서 애플이 공식 발표한 운영체제 'iOS6'의 새 기능들은 참석자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특히 'iOS6'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지도 프로그램이 인기였다. 원하는 지역을 3차원 위성사진 방식으로 살피는 '플라이오버'와, 내비게이션 기능인 '턴바이턴'이 인기를 끌었다. 애플은 'iOS6'을 아이폰5뿐 아니라 기존 모델인 아이폰4S나 아이폰4에서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시장조사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티지스의 벤 바자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5에 도입한 혁신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운 것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LA타임스는 "아이폰5가 애플이 내놓은 또 하나의 훌륭한 휴대전화인 것은 맞지만, '이론의 여지 없는 최고의 선택'이던 시기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삼성과 소송전은 더 첨예해질 듯

애플의 아이폰5 발표로 특허 소송 중인 삼성과의 대결은 한층 첨예해질 전망이다. 이날 아이폰5 발표를 맡은 필립 실러 부사장은 발표 도중 "더 큰 휴대폰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며 삼성을 겨냥한 공세를 폈다. 이전까지는 애플의 3.5인치 화면이 대세였지만, 삼성이 5.3인치 갤럭시노트와 4.8인치 갤럭시S3로 히트를 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대형화를 가져온 것을 견제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행사 전반을 진행한 팀 쿡 CEO는 "전 세계 태블릿PC 가운데 데이터 사용량 기준으로 따져보면 애플 제품 비중이 91%에 이른다"며 "다른 태블릿PC는 창고나 책상 서랍에 처박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아이폰5를 발표함에 따라 삼성이 LTE 특허 공세를 펼 가능성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특허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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