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_덩샤오핑도 부러워한 '철강 지존'

조선일보
  • 최원규 기자
    입력 2012.08.24 03:15

    작년 中, 매출 88억달러… 기술로 다진 믿음, 중국도 닮고 싶어해

    "한국의 포항제철(현 포스코) 같은 철강회사를 설립하고 싶다."

    1978년 8월 당시 중국의 최고권력자이던 덩샤오핑(鄧小平)은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신일본제철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회사 회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그마한 나라 한국이 갖고 있던 포항제철은 개혁·개방을 추진하던 중국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철강 회사 설립을 도와달라는 덩샤오핑의 요청을 신일본제철은 거절했다.

    쓴맛을 본 중국은 그해 '중국판 포스코'를 꿈꾸며 상하이 동북부에 바오산(寶山)철강을 세웠다. 경제성장을 거듭한 중국은 현재 조강생산 6억8000만t에 달하는 철강대국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조강능력(13억~14억t)의 50%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소비의 48%를 점유하는 거대시장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그런 중국에서 중국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을 공략해왔다.

    1991년 중국에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에 나선 포스코는 현재 중국 지주회사인 포스코차이나를 비롯해 철강생산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 청도포항불수강, 광동순덕포항강판 등 49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가 지금까지 중국에 투자한 금액은 총 40억달러로 임직원만 6500여명에 이른다. 중국 법인의 작년 매출이 88억달러였다.

    포스코의 중국 철강 생산 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에서 현지 직원이 조업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중국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건 2003년 11월 포스코차이나 설립 이후 꾸준히 추진한 현지화 경영과 마케팅 노력 덕분이다. 2000년대 말 중국의 한 자동차업체가 세계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을 때였다. 그전까지만 해도 중국 철강사와 거래하던 이 업체는 해외 철강사와 신규거래를 꺼리고 있었다. 회사가 흔들리던 틈을 포스코는 놓치지 않았다. 현금 거래조건을 기본으로 하는 중국 철강사와 달리 포스코는 어음거래 조건을 제시했다. 결국 이 회사는 유동성 리스크까지 감수하면서 신뢰를 보여준 포스코 제품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 철강업계는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포스코는 이런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중국시장에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다지기 위해 고기술·고부가가치 강철 분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고급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위해 작년 3월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서 착공한 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도 그 전략의 일환이다. 포스코의 중국 내 첫 고급 자동차강판 공장으로 부지면적이 27만㎡(약 8만2000평)에 달한다. 포스코는 또 동북3성의 물류가 동해로 나가는 관문인 훈춘시에 현대그룹과 합작으로 2000억원을 들여 국제물류단지를 지을 계획이다. 다음 달 착공해 내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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