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현대차 임금협상 난항… 노조 요구안 수정 초유 사태

조선일보
  • 김학찬 기자
    입력 2012.08.23 07:31

    '비정규직 문제'가 걸림돌… 노조 "대의원대회 재소집"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되고 있다. 막바지 교섭 단계에서 '비정규직(사내하도급)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발목이 잡힌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22일 낮 12시부터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제19차 임금교섭을 재개했지만, 10분 만에 중단됐다. 노사는 이날 회사 측의 최종 제시안을 놓고 잠정 합의를 위한 담판을 벌일 계획이었지만, 노조가 대의원대회를 다시 소집해 비정규직 관련 안건을 수정하기로 함에 따라 담판이 무산됐다.

    노조는 "오는 24일 대의원대회를 소집, 올해 임금협상안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관련 안건을 분리하는 방안을 재의결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비정규직 노조 측의 요구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문제는 올 임금협상안에서 분리해 회사 측과의 특별교섭 안건으로 돌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사협상 과정에서 노조 요구안 변경 때문에 대의원대회를 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비정규직 노조의 격렬한 저항에 따른 것이다.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 측이 제시한 '2015년까지 비정규직 3000명 정규직 채용' 방침은 그동안의 비정규직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기 위한 편법"이라며 "비정규직 노조가 회사 측과 직접 교섭을 통해 '전원 정규직 전환'을 관철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불법파견 문제는 비정규직 노조가 주도하고 있는 불법파견 특별교섭으로 단일화해 달라"고 요구했고, 정규직 노조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노사간 올 임금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정규직 노조가 임금협상 요구안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대의원대회를 열어야 하고, 참석 대의원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한다. 노사는 이후 교섭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로, 24일 대의원대회 결과에 따라 교섭재개 여부 등이 결정될 전망이다.

    노조는 이날도 주·야간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의 줄파업으로 지금까지 총 5만9245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해 1조2302억원의 생산 차질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규모는 현대차 노조 25년 역사상 네 번째이며, 협상 장기화시 역대 최대 피해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사는 모두 18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했으며, 회사가 ▲9만5000원 임금 인상 및 350%, 900만원 성과금 제시 ▲2013년 8월 8+9형태의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사내하청 근로자 3000명 채용 등 주요 쟁점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며 타결을 앞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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