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財 북리뷰] 게이미피케이션

조선비즈
  • 류현정 기자
    입력 2012.06.04 06:03 | 수정 2012.06.04 06:19

    게이브 지커맨, 크리스토퍼 커닝햄 지음ㅣ정진영, 송준호, 김지원 옮김 ㅣ 272쪽 ㅣ 2만원 ㅣ 한빛미디어

    하루가 멀다하고 신상품이 쏟아지는 요즘 같은 세상에 제품을 무작정 사라고 하면 그건 ‘강요’일 수 있다.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를 제대로 읽어보는 사람은 드물다. 당신이 힘들게 만든 제품 말고도 매력적인 제품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그런데,재미있는 제품을 만든다면, 게다가 온라인 게임처럼 흥미진진하게 제품을 판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상품을 구매한다.

    특정 장소에 많이 가면 해당 장소의 사이버 세계의 시장(市長)으로 만들어 주는 스마트폰 앱 ‘포스퀘어(Foursquare)’가 대표적이다. 내적인 동기를 자극했더니, 사용자들이 제 발로 특정 장소에 찾아와 사이버 세계의 시장이 되기 위해 경쟁했다.

    게임적인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사용자를 몰입시키고 동기를 유발하는 기법인 이른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소셜 게임 징가, 스포츠 용품회사인 나이키도 웹사이트에 방문자를 오래 머물게 하거나 입소문을 내기 위해 게임 기법을 쓴다.

    이 책은 게임적인 사고와 게임 디자인의 핵심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한 게이미피케이션 입문서다. 흥미진진한 심리학 이론부터 마케터와 상품 디자이너,기획자들이 알아야 할 게임 디자인의 방법과 절차를 사례를 통해 친철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트위터도 게임 관점에서 소개할 수 있다. 의사소통 도구인 메신저에 게임 기법을 슬쩍 적용했더니 사용자들은 트위터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트위터의 몰입 기능 중 대표적인 것이 @(멘션)기능이다. 트위터 친구들이 트위터 초보자를 언급(멘션)하면, 초보 사용자의 몰입도는 높아진다. 자신의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이른바 ‘리트윗’도 사용자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내 말이 널리 퍼져 나갈 수록 사용자는 자신의 지위가 상승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트위터 개발사는 여기에 한술 더 떠 팔로워(따라다니는 사람) 수를 공개했다. 사용자들은 늘어나는 팔로워 수를 보면서 트위터에 더 빠져들었다.

    고전적인 심리학 이론인 파블로프의 법칙을 응용하면 게이미피케이션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파블로프 법칙은 먹이를 줄 때마다 종을 울리면 나중에는 종소리만 들어도 개가 군침을 흘린다는 조건 강화 이론.

    저자들은 규칙적으로 조건을 강화하지 말고 불규칙적으로 조건을 강화하는 것이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페달을 밟아야 먹이를 얻을 수 있는 실험실 쥐는 일정한 시간에 먹이가 나올 때보다 비정기적으로 먹이가 나올 때 더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회사가 2주일에 한번 급여를 주면 근로자는 딱 그만큼 일하지만, 비주기적으로 보상이 주어지는 슬롯머신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각종 게임과 웹을 디자인할 때 비정기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게이미피케이션의 적용범위는 넓다. 샌프란시스코의 게임 디지이너인 케빈 리차드슨은 ‘과속 감시 카메라 복권’을 제안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속도 위반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거둬들인 벌금 일부를 규정 속도를 잘 지킨 사람들에게 추첨을 통해 나눠 준 것. 속도를 잘 지키면 단속 카메라의 보드판에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는 피드백도 제공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이 지역 평균 속도가 20% 감소했다.

    책 7장부터는 게이미피케이션 실전기법을 다루고 있다. ‘게임의 기본 뼈대 구현’ ‘포인트·레벨 추적 시스템을 만드는 법 ‘보상 프로젝트 기획’ ‘후원받은 홍보 성과 분석하기’ 등 게이미피케이션 구현방법을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역자들이 책 내용을 꼼꼼하게 번역한 점도 돋보인다. 기자와 기술 컨설턴트, IT 전문서적 번역가로 활약하는 3명의 역자들은 자칫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게임과 디자인 관련 용어들을 쉽고 정확하게 풀이해 이해의 수준을 높였다.

    “게임처럼 디자인하라. 사용자들은 몰입할 준비가 돼 있다.” 제품과 정보의 홍수 시대에 저자들의 말을 곱씹어볼 만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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