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제주 본사 이전 '한국의 구글' vs. '용두사미'

조선비즈
  • 박정현 기자
    입력 2012.04.22 17:35 | 수정 2012.04.22 17:42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제주 신사옥 입주를 마쳤다. 제주 신사옥은 ‘한국의 구글’을 표방하며 쾌적한 환경을 갖췄다. 그러나 서울과 제주도로 사옥이 이원화되면서 업무의 비효율성, 노동력 분산, 경쟁력 약화 등 다음을 둘러싼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제주이전 프로젝트는 2004년 4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이재웅 창업자는 2007년까지 전체 인력의 20%만 서울에 남기는 제주이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대기업도 힘든 본사의 지방 이전에 대해 독일 소도시에서 세계적인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한 베델스만을 예로 들었다.

    베델스만은 인구가 2만명도 안되는 독일 소도시 쿼터슬로에 본사가 있다. 당시 이재웅 창업자는 “좁은 곳에 있어야 자꾸 밖으로 나가려한다”며 “베델스만 같은 경우 뭔가 하려 하면 전부 출장가야해 글로벌 마인드가 자연스레 생겼다”고 말했다. 제주 이전은 서울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IT업체다운 글로벌DNA를 체질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실제로 당시 다음은 실리콘밸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 시애틀의 레드몬드 등 글로벌기업의 본거지는 수도권도 도심도 아니다며 왜 서울에서만 일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갖는가 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다음은 이재웅 창업자가 2007년 물러나고 5년여가 지나서야 제주시 영평동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다음스페이스’에 본사 부지를 확보하고 첫번째 사옥인 ‘스페이스닷원(Space.1)’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목표대로 전 사원의 80%가 제주도로 옮긴 것이 아니라 27%만 제주도로 왔다. 다음스페이스와 2006년 제주시 오등동에 문을 연 글로벌미디어센터(GMC)를 포함해 임직원 35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측은 대졸자 고급 인력들이 주로 서울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제주도까지 내려오겠다는 직원들이 많지는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미혼 직원들은 이성을 만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제주도 근무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제주도 근무자를 모집하기 때문에 근무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일 방문한 다음 스페이스닷원은 ‘한국의 구글’을 연상시켰다. 창의적이고 친환경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모든 층이 다르게 디자인돼 있었다. 놀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했는지 게임 공간과 운동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기존 회의실에 ‘끝장방’ ‘떼밀이방’ 등 테마를 접목시켜 놓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업무의 비효율성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다음 측은 모든 회의실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서울에 있는 지사와 간편하게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팀이 언론과 원활한 관계를 고려해 서울지사에서 근무하고 있고 다음 실무자들도 일주일에 2~3일은 제주도에서, 1~2일은 서울에서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출장이 일상화됐기는 하지만 당초 제주 본사 이전의 취지인 글로벌 마인드가 강화됐다기 보다는 업무 강도가 늘었다는 내부의 의견도 있다.

    다음 최세훈 대표는 “제주도에서 창의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고 있고 점점 제주도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직원이 늘어나고 있다”며 “본사 이전을 계기로 지속가능한 기업과 지속가능한 사회 만들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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