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HTC, 스마트폰 다크호스서 가파른 추락

조선일보
  • 탁상훈 기자
    입력 2012.04.10 03:02

    애플·삼성전자에 밀린 1분기, 매출 35%·순익 70%나 급감
    글로벌 시장점유율 4.5% 그쳐… 제때 신제품 출시 못한게 원인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주목받았던 대만 HTC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삼성전자에 밀려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HTC는 1997년 대만에서 설립된 이래 미국 이동통신업체인 티모바일(T-Mobile) 등과 제휴를 맺고 휴대폰 위탁생산을 통해 성장한 업체다. 2006년부터 HTC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했고, 특히 2009년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한 스마트폰을 세계 처음으로 출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상승세를 타고 2011년 3분기에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0.8%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이후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휘청거리면서 가파른 하락세로 빠져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대만 HTC가 최근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며 고전하고 있다. 사진은 HTC의 피터 쵸우 최고경영자(CEO)가 올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행사에서 자사의 신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모습. /블룸버그

    HTC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5%, 순이익은 70% 급감했다고 9일 밝혔다. 작년 1분기만 하더라도 4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올해는 순이익 규모가 1억5000만달러(약 1600억원)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10.8%에 육박했던 HTC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작년 4분기 6.3%에 이어 올 1분기에는 4.5%까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HTC의 부진은 HTC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HTC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18.1%(1분기)~22.9%(3분기)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애플이 아이폰4S를 내놓은 이후 급격히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4분기 점유율이 10.1%까지 추락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애널리스트는 "북미 시장의 맹주인 애플이 1년 4개월 만에 야심작 '아이폰4S'를 내놓았음에도 HTC가 방심한 채 이렇다 할 대응 모델을 내놓지 못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HTC가 힘을 쏟았던 새 스마트폰 '원 시리즈'는 이달에야 출시됐다.

    삼성전자가 HTC와 같은 구글 OS를 사용하는 바람에 HTC가 가졌던 차별화 포인트가 희석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S2' 등과 비교했을 때 디스플레이(화면표시장치) 등 하드웨어 사양에서 밀린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엄청나게 빠르게 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HTC가 전략적 대응에 실패하면서 순식간에 밀리는 상황"이라며 "애플과 삼성전자가 엄청난 개발비를 쏟아부으며 신제품 경쟁을 벌이고 있어 HTC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과 애플 역시 2분기 중 갤럭시S3와 아이폰5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HTC의 판세 역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