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믹스에 안된다'는 카제인나트륨 분유와 유제품에는 사용
- 20년 전 "카제인나트륨 사용 문제없다" 주장.. 법적 분쟁 승리
남양유업(003920)이 유제품 성분의 하나인 ‘카제인 나트륨’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취해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 ‘맥심’과 경쟁하는 봉지커피 ‘프렌치카페’를 출시하면서 '그녀의 몸에 카제인나트륨이 좋을까? 무지방우유가 좋을까?'라는 광고 카피를 사용, 마치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좋지 않은 물질인 것처럼 광고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2~3년 전까지 유아용 분유와 어린이용 유제품에 카제인이나 카제인 나트륨을 첨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이 생산하는 무지방 우유에는 과거 카제인이 첨가됐다. 또 남양유업의 임페리얼 분유에도 카제인 가수분해물이나, 카제인 포스포펩타히드 등 카제인 첨가물이 들어갔다. ‘떠먹는 불가리스’, ‘짜먹는 이오’ 등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유제품에도 카제인 나트륨이 첨가됐다. 카제인 가수분해물이나 카제인 포펩타히드 등은 카제인 나트륨은 아니지만 모두 카제인에 화학적 성분을 첨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키플러스 등 남양의 유제품에도 2~3년 전에는 카제인나트륨 성분이 들어갔지만 지금은 이 성분을 모두 빼고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양이 현재 카제인 나트륨이 몸에 좋지 않은 물질인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자라는 어린이들이 먹는 유제품에 카제인나트륨 성분을 사용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자녀들에게 남양분유 제품을 먹여 키운 부모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 강남구에서 사는 이희선씨(40)는 "남양 브랜드를 믿고 두 아이 모두 남양분유를 먹여 키웠는데 이제와서 분유속에 들어있던 성분이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당장 아이들의 건강에 이상이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 종합 건강검진을 받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20년전에도 카제인을 놓고 경쟁사와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인 경험이 있다. 1991년 파스퇴르는 “남양유업의 분유 제품에 양잿물을 사용해 제조한 카제인나트륨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파스퇴르의 주장이 허위라고 반박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결과는 남양유업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남양유업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소디움 카제이네이트는 카제인 나트륨이라고도 부르며 아기에게 매우 유익한 영양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이 과거와 현재에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것과 관련, 업계는 남양유업이 신규로 진출한 커피믹스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경쟁사를 비방하는 ‘비방 또는 노이즈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식품 관련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카제인이 단백질의 일종이며, 카제인 나트륨이나 카제인가수수화물은 카제인이 물에 잘 녹도록 하기 위해 염기성분을 첨가했을 뿐 건강에는 상관 없다고 밝혔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 소속 이광원 고려대 교수는 이와 관련 “카제인은 우유에서 분류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카제인은 사용량과 사용대상 식품의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카제인은 천연 상태의 우유 중 대표적인 성분으로서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륨을 사용한 커피크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소비자의 식품첨가물에 대한 우려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