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두개는 하나만 못해

조선일보
  • 이영완 기자
    입력 2011.12.22 03:01

    美 미시건대 실험 결과 - 비싼 것에 싼 것 더해주면 둘의 평균 값어치로 평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큰맘 먹고 연인을 위해 값비싼 스웨터를 선물로 샀다. 그런데 스웨터 하나만 주기엔 뭔가 허전하다. 양말이라도 하나 더 넣을까. 하지만 참는 게 좋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선물에서는 많을수록 좋다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 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미시건대 킴벌리 위버(Weaver) 교수는 최근 '소비자 연구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선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선물의 가치를 전혀 다르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선물을 주는 사람은 스웨터와 양말의 가격을 더한 것만큼 선물의 값어치를 평가한다. 즉 다다익선이다.

    이에 비해 선물을 받는 사람은 스웨터와 양말을 함께 받으면 스웨터만 받을 때보다 가치를 낮게 본다. 위버 교수는 "선물을 받는 사람은 선물의 값어치를 부분의 합이 아닌 전체 평균치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가의 스웨터에 싼 양말이 끼어 있으면 선물 전체의 가치가 양말 때문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위버 교수는 이와 같은 역설적인 상황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우선 54명을 판매자와 소비자 두 그룹으로 나눠 디지털 음악재생기기인 아이팟 터치와 무료 음악 다운로드 쿠폰을 함께 주거나 아이팟 터치만 주는 두 가지 중 어느 쪽이 더 가치가 있는지 평가하는 실험을 했다.

    예상대로 판매자는 대부분 아이팟에 쿠폰까지 함께 주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소비자 그룹에선 아이팟만 들어 있는 쪽에 돈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호텔을 소개하면서 별 5개짜리 최상급 수영장만 홍보하거나 여기에 별 3개짜리 중급 식당까지 함께 소개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알아봤다. 역시 판매자 입장이 된 사람들은 수영장과 식당을 모두 알리는 게 낫다고 봤지만, 소비자 역할을 한 사람들은 수영장만 소개했을 때보다 식당까지 함께 소개한 경우에 돈을 덜 내겠다는 답이 다수였다.

    위버 교수는 "호텔 홍보에서 중급 식당 정보는 최상급 수영장처럼 소비자가 확실히 좋아할 정보의 효과를 희석시킨다"며 "상품이든 선물이든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해결될 문제"라며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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