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 안먹는' 미국, '먹는' 중국의 닭발전쟁

입력 2011.12.19 12:14 | 수정 2011.12.19 14:22

미국과 중국이 ‘닭발’을 놓고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닭발을 애용동물 사료로만 사용하며, 중국은 한국처럼 식용으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한해 수십억 마리의 육계(肉鷄)를 생산하는 미국은 중국에 닭발 수출을 점차 확대, 10여년 전만 해도 제로(0)에 가까웠던 무역량이 지난 2009년 37만7805t(2억7800억 달러어치)까지 늘어난 상태였다.

무역 전쟁의 발단은 자국 시장에서 미국산 닭발에 밀린 중국 육계 생산·가공업체들의 항의였다. 업체들은 “미국 정부가 자국 가금류 산업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 미국산 닭발이 중국 시장에서 정상가격 이하로 팔리고 있다”고 주장했고, 중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미국산 닭 ‘부위 제품’에 무려 100%가 넘는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그 결과, 닭발을 비롯한 미국산 닭 부위 제품의 대중(對中) 수출이 90%가 줄어들자, 미국은 지난 8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 조정을 공식 요청했다. ‘미중(美中) 닭발 전쟁’이 시작된 것.

미국 관련업계는 중국의 덤핑 의혹 제기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쓸모없는 제품이어서 그렇게 낮은 가격이 가능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1인당 닭고기 소비가 돼지고기를 넘어서고 중국 내 육계생산으로는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닭고기 ‘황금 시장’이어서, 미국은 초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가금류수출협회의 제임스 섬너 회장은 18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면서 “가능하면 빨리 WTO 절차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국 간 닭발 전쟁은 중국에서도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위생 상태와 맛 등에서 중국산을 압도하는 미국산 닭발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암시장’이 생겨난 것이다.

중국의 한 닭발 가공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치아를 사용해 뼈를 발라내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생활수준이 향상하면서, 닭발에서 뼈를 발라낼 때 직원이 치아를 사용하는 등 위생 상태가 열악한 자국 닭발보다 미국 닭발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가 늘자 중국 수입업계에서는 미국산 닭발을 제3국으로 선적한 뒤 이를 다시 중국으로 들여오는 ‘우회 수입’을 통해 상계관세를 피하는 편법까지 동원되고 있는 실정.

최근 난징(南京) 관세 당국은 미국산 냉동 닭 부위를 밀수한 업자 10여명을 구속했으며, 지난달에는 윈난(雲南)성 정부가 닭발 등 미국산 식육제품 450t을 적발해 폐기처분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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