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폭증 해결하려면 통신사 추가 수익 필요

조선일보
  • 이인묵 기자
    입력 2011.11.04 03:26

    로빈드라 망타니 GSMA 이사
    인터넷·전자 회사 측- "이용료 이미 납부, 추가요금 말 안 돼… 망 중립성 원칙 지켜라" 맞서… 서로 입장차 좁히지 못하는 상황

    "통신망의 품질을 높이는 데는 막대한 돈이 듭니다. 누가 됐든 이 돈을 내는 사람이 없으면 통신망은 발전을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상생협력적 네트워크 이용 국제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로빈드라 망타니<사진>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이사는 이렇게 주장했다. GSMA는 전 세계 통신업체들의 연합체로, 통신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구다.

    망타니 이사는 "통신사들이 추가 수익 없이 계속 투자를 진행한다면 수익률이 떨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통신망 품질을 높이기보다 예전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턴트 업체 AT커니의 자료에 따르면, 현행 수준의 투자를 지속할 경우 유선 통신의 이익률은 2009년 12%에서 2014년 8.9%로 전망된다.

    망타니 이사는 지난 2006년 GSMA에 합류해 공공정책과 규제에 대해 연구해 왔다. 그전에는 영국의 통신위원회인 오프콤(ofcom)에서 같은 분야를 맡아왔다.

    "통신사들이 추가 수익을 거둘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기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돈을 더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가 말한 프리미엄 서비스는 구글의 유튜브나 네이버의 프로야구 중계처럼 막대한 데이터 통신을 유발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들에 현재보다 품질이 더 좋은 회선을 제공하는 대신 돈을 받겠다는 것이다. 통신망 발전을 위해 통신사가 서비스를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인터넷 회사와 전자 회사는 "사용자들이 이미 인터넷 사용료를 냈는데 기업에 추가로 돈을 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인터넷상의 데이터를 차별하지 않는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영국에서는 BBC가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이 전체 데이터의 60%를 차지합니다. 미국의 넷플릭스·훌루 등 이런 서비스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통신사가 돈을 더 벌 방법이 없으면 이런 대용량 서비스를 통신망이 감당할 수 없게 될 겁니다."

    그는 통신장비 제조업체 시스코의 예측치를 인용해 "2015년까지 세계적으로 스마트폰·태블릿PC에서 쓰는 데이터양이 지금보다 92%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추가 수익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상황에 대해 망타니 이사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데이터 폭증을 잘 처리하고 있지만 이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굉장히 특별한 경우"라며 "인터넷 사용자로서 한국에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했다. 전국민의 97%가 인터넷을 쓰고, 그중 대다수가 초당 100메가비트를 전송하는 초고속 인터넷을 쓰는 나라는 전 세계에 한국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망타니 이사는 "이런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통신사들이 뭔가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재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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