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몰리는 30~40대 남성들… "내 패션은 중요하니까"

조선일보
  • 진중언 기자
    입력 2011.10.25 03:02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남성 전문관 열어
    중년층 소비 늘어… 남성 매출 비중 사상 첫 30% 돌파
    6층 전체를 남성 라이프스타일 관련 쇼핑할 수 있게 꾸며

    남성이 백화점의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쇼핑'과 '패션'의 주체가 서서히 남성고객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남성 고객은 백화점의 '곁다리' 취급을 받았다. 백화점에서 남성 고객의 매출은 전체의 20% 정도에 불과했고, 한 층을 차지하는 남성 코너는 '구색 맞추기' 성격이 강했다. 백화점이 남성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역시 휴식공간이 대부분이었다. 여성들의 쇼핑에 끌려 다니느라 지친 남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백화점에서 남성 매출 비중 30% 돌파

    그러나 최근 들어 백화점 풍경이 바뀌고 있다. 매장 안엔 남성들이 부쩍 늘었고, 남성 고객의 씀씀이도 커졌다. 경제력을 갖춘 30~40대 남성들이 자신을 가꾸고 문화활동을 하는 것에 눈을 뜨기 시작한 덕분이다. 백화점의 매출 비중에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9월까지의 누적 매출을 분석해보니 남성 고객의 매출 비중이 30.2%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30% 선을 돌파했다. 2007년 23.0%에 불과하던 매출 비중이 4년 만에 7%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남성이 백화점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백화점업계도 발 빠르게 변신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남성의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모든 상품을 한자리에서 쇼핑할 수 있는 신개념 남성 전문관을 선보였다. / 신세계 제공
    특히 30~40대 남성들의 소비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30대 남성 매출 비중은 2007년 전체 매출의 6.8%에서 올해 9.4%로 늘었고, 40대의 비중은 5.8%에서 7.8%로 증가했다. 20대나 60대 남성의 매출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다.

    백화점업계는 30~40대 남성들의 매출 증가의 원인을 '패션'으로 꼽고 있다. 4~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백화점에서 남성의 쇼핑 품목은 시계나 가방, 넥타이 등 오래 쓸 수 있는 패션 액세서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시즌별 패션 의류는 물론 피부관리를 위한 화장품부터 속옷까지 자신을 꾸미는 데 시간과 돈을 들이는 남성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명품 시계와 아웃도어 브랜드, 골프 관련 소비가 늘어난 것도 남성 매출이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백화점에선 지난 9월 아웃도어 매출이 작년보다 50.1% 늘었고, 현대백화점에서도 아웃도어(65.5%)와 스포츠의류(46.1%)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남성 라이프스타일의 '신세계'가 열리다

    남성의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백화점도 발 빠르게 변신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점 6층 전체를 4800㎡ 규모의 남성 전문관으로 탈바꿈해 지난 9월 30일 문을 열었다. 패션 의류뿐만 아니라 신발·문구·전자제품, 음반 등 남성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관된 쇼핑이 한 자리에서 가능하다. 신세계 측은 "일본의 '이세탄 멘즈관', 프랑스 '라파예트 옴므' 등 세계적인 백화점 남성관을 넘어서는 고품격의 매장 구성과 상품 라인으로 백화점 남성 매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멘즈컬렉션’에선 유럽 정통 스타일부터 스포티한 캐주얼까지 다양한 남성 의류를 만날 수 있다. / 신세계 제공
    신세계 강남점 남성관엔 그동안 국내외 백화점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아르마니의 최상위 라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블랙 라벨'이 입점해 품격을 더했다. 또한 구찌·버버리·돌체앤가바나·이브생로랑·토즈·로로피아나 등 6개 브랜드의 남성 단독 매장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20~30대를 겨냥한 편집매장 '맨온더분(Man On The Boon)'은 패션의류뿐만 아니라 신발·문구·전자제품·음반 등 다양한 남성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갖췄다. '멘즈퍼니싱'은 남성 전용 구두·가방·필기구·액세서리 등을 하나의 공간에 모은 매장이다. 20여개 브랜드로 구성된 '멘즈컬렉션'은 유럽 정통 클래식 의류와 스포티한 캐주얼과 요트룩, 골프웨어 등의 남성 의류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장인 김우열 부사장은 "30대부터 50대 초반까지 중년 남성이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각되면서 이들의 트렌드와 쇼핑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복합 남성 문화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감각적인 상품뿐만 아니라 남성 전용 쇼핑 커뮤니티와 마일리지 클럽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해 남성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