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불황 때 더 과감히 인재 채용"

조선일보
  • 호경업 기자
    입력 2011.10.21 03:17

    그룹 CEO들에 특별 당부 "고졸·여성 인재도 육성해야"

    구본무 LG 회장

    "용감한 CEO가 별로 없었다."

    구본무 LG 회장이 전 계열사의 인사 담당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LG 계열사 CEO들에 대해 '한마디' 했다. 지난달 29일 LG인재개발대회에서다.

    구 회장은 "불황 때마다 각사 최고경영자들에게 과감히 인재를 채용하라고 당부했는데 그렇게 용감한 CEO가 별로 없었다"며 "이제부터는 불황기에 좋은 인재를 반드시 채용하도록 더 독려하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인재 확보'에 대해 이처럼 강한 톤으로 이야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현장에 배석한 한 LG 관계자가 전했다.

    사실 요즘 LG그룹 상황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스마트폰 부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 회장이 '인재 확보'라는 화두를 꺼내 든 것은 위기 타개와 기업의 영속적인 발전은 결국 '사람'에게 달려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호황 때 사람을 채용하면 절반은 좋은 사람이 아닐 확률이 높다"며 "호황 때보다 불황 때 채용해야 오히려 좋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사람을 구할 때는 정성도 물론이지만 감동을 줘야 한다"며 인재 확보를 위한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그는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하는 것처럼 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며 "좋은 인재가 있다면 회장이라도 직접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고졸 출신과 여성 인재 채용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고등학교 졸업한 사람 중에서도 좋은 사람을 채용해서 다시 잘 육성해 세계 1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인재로 키워야 한다. LG전자 세탁기 사업부장인 조성진 부사장은 한 분야에 집요하게 파고들어 세계 1등을 만들었다." 조성진 부사장은 용산공고를 나와 1976년 입사 이래 세탁기 부문에서만 일하며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위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구 회장의 인재 확보론은 당장 계열사들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의 김반석 부회장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로 건너가 일본 내 석·박사를 상대로 한 채용 설명회를 직접 진행했다. 지난 4월 미국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해외 인재 채용에 나선 것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내년 경기전망이 좋지 않음에도 당초 계획대로 올 상·하반기를 합쳐 1만7000명을 뽑을 예정"이라며 "각 계열사 별로 소프트웨어·디자인·연구개발(R&D) 인력을 선발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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