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삼성 손잡고 스마트폰 대반격

조선일보
  • 백강녕 기자
    입력 2011.10.01 03:03

    특허료 압박 삼성 끌어들여 구글 안드로이드에 도전장
    구글 의존 벗어나려는 삼성, MS와 제휴하며 '줄타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삼성전자를 낚아챘다."(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 경쟁에서 애플·구글에 밀리던 MS가 삼성전자와 제휴로 반격 기회를 잡았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 MS는 윈도 OS와 사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를 앞세워 PC 시대를 호령했으나 스마트폰 시대에는 변변한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위기감을 느낀 MS는 지난달 28일 삼성전자와 포괄적인 제휴를 하며 모바일 시대에도 주도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MS, 삼성전자 끌어들여 역전 노린다

    올 2분기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MS의 점유율은 1%에 그쳤다. 하드웨어 위주 회사인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OS '바다'(1.9%)보다도 뒤진다. PC용 윈도의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MS가 작년까지 판매하던 스마트폰 OS는 실행 속도가 느리고 응용프로그램(앱)도 부족해 사용자들에게 외면당했다. MS는 지난 2009년 2월 LG전자와 제휴해 차세대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MS는 출시 일정을 계속 연기한 끝에 작년 10월에야 첫 제품을 내놓았다. 거의 2년을 허비한 LG전자는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기(失機)해 지금까지 고전 중이다.

    그사이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17.5%까지 끌어올렸다. 선두 애플(18.5%)에 이어 세계 2위다.

    절치부심한 MS는 막강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전략적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삼성에 소프트웨어 특허를 앞세워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스마트폰 공동 개발을 제안했다. 인기 스마트폰을 내놓으려면 삼성전자의 탁월한 제조 기술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막대한 특허료를 물어야 할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는 결국 MS와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MS에 안드로이드폰 로열티를 줄 전망이다. 로열티는 대당 5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삼성은 밝히고 있다. 향후 MS의 윈도폰7을 채용한 스마트폰을 만들 때도 판매가의 5~10%를 MS에 더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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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LG전자 미래는 소프트웨어 기술에 달려

    삼성전자는 로열티를 물게 됐지만 일방적인 손해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애플의 거센 특허 공세에 시달렸다. 스마트폰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OS를 구글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온 것이 약점이 된 것이다.

    게다가 구글은 미국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해 삼성의 위기감을 부채질했다. 독일의 특허 전문가 플로리언 뮬러는 30일 블로그 '포스 페이턴트'에 구글 내부 문건이라는 서류를 공개했다. 이 문건은 "모토로라에 먼저 최신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삼성전자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한 삼성은 추가 로열티를 부담하더라도 구글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파트너와 손을 잡는 길을 택했다. 구글과 MS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독자 OS인 '바다'도 계속 업그레이드해서 영향력을 키울 생각이다. 성균관대 이관민 교수(인터렉션사이언스학)는 "하드웨어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만 가지고는 융합 기술 시대에 살아남기 어렵다"며 "삼성·LG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업체의 미래는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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