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럭셔리 시계업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낳고 있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스위스 시계 브랜드 '위블로'를 빼놓을 수 없다. '박지성 시계'로 잘 알려진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매년 200%의 매출 성장을 자랑한다. 스포츠 마니아들에겐 '가장 갖고 싶은 시계' 리스트 중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축구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자동차 경주 F1과도 파트너십을 체결,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해 큰 시너지 효과를 본 것이다.

장 클로드 비버(Jean-Claude Biver)

위블로의 명성을 끌어올린 데에는 '마케팅의 천재'로 불리며 블랑팡, 오메가를 성공시킨 장 클로드 비버(Jean-Claude Biver) CEO의 역할이 상당하다. 위블로의 대표 모델 '빅뱅'의 경우 2004년 매출이 약 2600만달러였다. 비버가 CEO에 오른 이후 2008년엔 약 3억달러까지 매출이 급증했다.

최근 방한한 비버 회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럭셔리한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면서 경쟁업체들이 주목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노린 게 적중했다"며 "요트·폴로 등 유럽 귀족들이 즐기는 스포츠 후원뿐만 아니라 유명 스포츠 클럽과의 제휴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상당히 높였다"고 말했다. 비버 회장은 "클래식한 시계를 가진 사람들이 두 번째 시계로 가장 많이 찾는 것이 바로 위블로"라며 "세계적인 젊은 벤처 사업가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밝혔다.

그가 마케팅에서 강조하는 것은 '남다름'이다. 비버 회장은 "'최초', '유일함'이 우리의 키워드"라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신세계를 개척하는 것이 위블로 정신이자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위블로는 '왕들의 시계'로도 유명하다. 스웨덴 국왕과 모나코 알베르 왕자를 비롯해 가수 엘튼 존,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이 위블로를 이용하고 있다. 그는 "브랜드의 정식 모델이 아닌데도 즐겨 착용하며 브랜드 '대사(ambassador)' 역할을 하는 유명인들이 상당하다"며 "제품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역시 위블로 시계를 2개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위블로는 지난해 모든 부속품을 자체 생산해냈다. 위블로는 현재 첨단 기술을 이용해 '위블로늄 (Hublonium·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의 혼합물)'을 개발 중이다.

그는 "성공하는 기업은 주어진 업무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실수 매니지먼트'가 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수한 내용을 직원들과 공유하면 1년 뒤에는 실수 없는 기업이 될 수 있다"며 "실수를 두려워하면 행동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에 실수를 많이 하는 직원들을 더 격려해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블로 제공

①F1 킹 파워. F1(포뮬러원) 그랑프리를 위해 특별히 공식 시계다.

②빅뱅 레오파드 골드. 섹시함이 한껏 돋보이게 제작됐다.

③빅뱅 스틸블랙세라믹. 구조적인 무늬가 들어가 있는 고무 스트랩이 특징이다.

④클래식퓨전 오팔린 골드.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이 강하다.

⑤클래식퓨전 크로노그래프 티타늄. 티타늄 소재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