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케이블 만화채널의 황당한 국산 천대

조선일보
  • 성호철 기자
    입력 2011.06.24 03:02

    "케이블 TV 만화채널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보려면 새벽에 일어나야 해요.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전할 수가 없는 환경입니다."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한 사장은 "투니버스, 챔프 등 국내 만화채널의 국산 애니메이션 천대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한숨을 쉽니다. 국내 만화채널 시장은 CJ그룹의 투니버스(만화채널명)와 태광그룹의 챔프가 각각 시청점유율 42%와 1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양강(兩强)체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만화채널들이 국산을 외면한다는 사실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죠.

    지난 22일 두 채널의 편성표를 보면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국산 애니메이션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밤 12시~아침 7시에 집중적으로 편성돼 있습니다.

    투니버스는 새벽 2시 20분부터 아침 7시까지 국산 애니메이션인 볼츠와 블립, 로봇찌바, 브리스톨탐험대, 로켓보이 등을 방송합니다. 챔프는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후토스 애니메이션 등을 방송해 100%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채웠습니다.

    반면, 유치원·초중고등학생 등 만화채널의 시청층이 주로 TV를 보는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거의 대부분 일본 애니메이션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투니버스·챔프의 이런 편성은 '전체 방송시간의 35% 이상을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편성하라'는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입니다. 예컨대 투니버스는 이런 새벽 편성을 통해 국산 애니메이션을 7~8시간 방송해 정부의 방침을 거의 맞추고 있습니다.

    만화 채널 측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가격도 쌀 뿐만 아니라, 방송하면 시청률도 높게 나온다"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산업이기 이전에 우리 아이들을 위한 문화입니다. "노골적인 만화채널의 편법을 알면서도 아무런 대책을 못 내놓는 정부가 더 밉다"는 것이 애니메이션 관계자의 속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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