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열쇠 쥔 이상호(랜드마크 월드와이드) 대표측 "자금행방 말 못한다"

조선일보
  • 오윤희 기자
    입력 2011.06.14 03:01

    李대표, 캄코시티 개발 주도… 부산저축銀 대주주와 동문
    인천공항 개발사업단장 출신, 자본금 11억 회사 만들어 2조짜리 대형 프로젝트 따내
    신한은행이 500억 회수하자 KTB자산운용까지 끌어들여
    언론과 접촉 피하며 "지금은 어떤 말도 않을 것"

    이상호 대표
    캄보디아의 캄코시티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주체는 '월드시티'라는 곳이다. 월드시티는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 '랜드마크 월드와이드'(서울 강남구 역삼동)가 캄코시티 개발 사업을 위해 캄보디아에 세운 현지 법인.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PF 대출을 받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랜드마크는 인천국제공항공사 개발사업단장 출신인 이상호(54)씨가 2003년 11월에 세운 회사로, 이씨는 캄보디아 개발사업과 관련한 사업기획, 자금조달, 건축 인·허가 등 현지 사업 추진의 모든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2003년 설립된 랜드마크 월드와이드는 자본금이 11억원에 불과하고 한국에서 별다른 개발 실적도 없었다. 대주주는 이상호 대표는 인천공항 개발에 참여한 것이 전부일 뿐 민간 부동산 개발 경험은 전무했었다. 그런데도 이 회사는 사업비만 20억달러가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내고, 무려 4000억원이 넘는 돈을 끌어모았다. 부산저축은행은 3000억원을 대출했고, KTB자산운용도 800억원을 집어넣었다. 이 사장은 당초 500억원을 대출했던 신한은행이 돈을 회수하자 KTB자산운용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상호 대표가 왜 이런 큰일을 벌였고, 현 시점에서 3000억원이란 거액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는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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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교민사회와 부동산업계에서는 "캄코시티는 애초부터 무리한 사업이었다"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실제 공사 시작 뒤에도 사업은 계속 삐걱거렸다. 한일건설 관계자는 "공사 초기부터 공사비를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부산저축은행 대주주·간부들과 같은 고등학교인 광주일고를 나왔다.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3000억원에 가까운 거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도 학연(學緣)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1981년)한 이씨는 대학 재학 중인 1980년 기술고등고시(16회)에 합격했다. 1983년 서울대 건축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1990년 프랑스 국립 교량·도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건축구조 분야 전문가다.

    부산저축은행이 대출해준 사업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캄보디아의‘캄코시티’건설사업이 공사 중단된 상황이다. 입주가 끝난 타운하우스를 제외하고는 지난 4월 1단계 공사가 완전히 멈췄다. /유하룡 기자 you11@chosun.com

    그는 1986년 해운항만청에 입사한 뒤 1997~2002년까지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 건설관리본부장과 인천공항공사 개발사업단장직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씨를 아는 지인들은 "(이씨는) 선비처럼 얌전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다"면서 "캄보디아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캄보디아에서 개발사업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공무원과의 뒷거래가 필수적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현재 그는 캄코시티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13일 서울 역삼동 랜드마크 사무실로 전화했을 때, 여직원은 "사장님은 회의 중"이라고 말했으나, 직접 사무실 문을 두드리자 '전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은 "사장은 지금 외근 중"이라고 말했다. 전무라는 사람은 캄코시티 사업에서 행방이 묘연한 3000억원의 행방을 묻자 "언론에는 일절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씨가 사는 아파트 경비원은 "집에는 매일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잠적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씨의 동문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씨에게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라'고 몇번 권유했지만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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