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韓·中·日 셔틀 중심으로

조선일보
  • 신은진 기자
    입력 2011.05.25 03:04

    7월부터 베이징 노선 개통, 대만도 "직항하자" 러브콜
    1달러 1시간이면 공항까지… 서울 도심서 '접근성' 매력
    제3국 환승객 유치가 숙제… "인천공항 허브화 전략에 지장" 지적도

    지난 20일 오후 6시쯤 김포공항 국제청사. 짐을 부치는 항공사의 탑승소속 카운터 앞에서는 승객들이 5m가 넘는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입국장에는 서류 가방을 든 정장 차림의 승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입국자들의 차림새를 보면 관광객보다 비즈니스맨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오후 6시 40분 입국장으로 나온 미용기구 판매업자 김진호(54)씨는 "도쿄의 거래처에 문제가 생겨 1박2일로 급하게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라며 "저녁에 강남에서 중요한 사업 약속이 있다"며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는 "지하철 9호선을 타고 가면 강남역 근처에서 있는 7시 반 저녁 약속에 늦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후 해외로 나가려는 승객들이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국제공항으로서의 위상을 사실상 상실하고 쇠락해 가던 김포공항이 다시 '비즈니스 승객'이 북적이는 국제공항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3년 일본 하네다 노선을 시작으로, 중국 훙차오(2005년), 일본 오사카(2008년), 나고야(2010년) 등 근거리 국제노선들이 속속 개통된 데 이어, 오는 7월에는 하루 8편의 베이징 노선까지 개통된다. 명실상부하게 한·중·일 3국을 하루 만에 이동할 수 있는 셔틀노선이 완성되는 것이다.

    여기에 대만 정부도 수도 타이베이에서 가까운 쑹산공항과 김포공항을 연결하는 노선 개설을 희망하고 있어 김포공항의 '몸값'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제2공항'으로 부활

    국제선 단거리 노선이 개통되고 이용객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김포공항은 '수도권 제2공항'으로 확실히 자리 매김하고 있다. 현재 김포공항과 연결되는 국제노선은 4개. 이 노선에서 하루 48편의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하네다 노선이 개설된 직후인 2004년 61만4741명에 불과했던 국제선 승객은 지난해 총 315만명으로 늘었다. 아직 수용 가능 인원인 430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승객 수는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선의 경우에도 2004년 KTX 개통 이후 급감했던 운항 편수와 승객 수가 2006년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이 운항을 시작하면서 점점 회복되는 추세다. 김포공항 국내선 이용객은 2007년 1214만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1440만명을 기록했다.

    수도권의 하늘길은 장거리국제선·환승여객 중심의 인천공항과 국내선·단거리국제선 중심의 김포공항으로 양분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도시에는 대형 국제공항과 중·소형 공항이 상존하는 멀티 포트(공항)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일본 도쿄의 나리타·하네다 공항, 영국 런던의 히드로·게트윅 공항, 프랑스 파리의 드골·오를리 공항이 그런 예다. 이 공항들처럼 인천공항은 장거리 노선과 환승여객 유치에 집중하고, 김포공항은 단거리 직항 노선을 강화하면 두 공항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서 30분, '1달러 비즈니스 공항'

    김포공항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1달러 공항'이다. 서울 강남의 신논현역에서 9호선을 타면 요금 1200원, 여의도에서는 1000원이면 김포공항에 갈 수 있다. 또 서울 도심에서 '30분 안팎'이면 도달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면 20분, 강남 신논현역에서 지하철 9호선 급행을 타면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광화문에서도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도심 접근 편의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김포~하네다 노선은 유사 노선인 인천~나리타보다 항공권 가격이 12만원 정도 비싸지만 탑승률이 더 높다. 또 김포~하네다(87.9%)· 홍차오(73.7%)·오사카(80.5%) 노선의 지난해 탑승률은 유사 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나리타(82.4%)·푸둥(66.2%)·오사카(79.0%)노선의 탑승률을 상회했다.

    하지만 도심 접근성이 좋은 김포공항이 단거리 국제노선을 많이 확보하면서 인천공항의 허브화 전략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7월 개통되는 김포~베이징 노선은 기존의 인천~베이징 노선 일부를 축소해 전환·개통하는 것이어서 이런 비판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인천~베이징 노선의 승객 10% 정도는 제3국으로 이용하는 환승객인데, 김포~베이징 노선으로 바뀌면 이런 환승객 유치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김포~베이징 하루 8편으로 인천공항의 허브화 전략에 심각한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시민들의 편의성에 역점을 두고 김포공항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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