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특허전쟁… 각 기업 수장들 "실탄 챙겨라"

조선일보
  • 백승재 기자
    입력 2011.05.06 03:02

    애플·삼성·MS·구글4대 스마트폰 관련 업체에소송 합의금만 노리는'특허괴물'까지 가세
    자본력 내세운 각 기업들핵심특허 사들이기에 주력

    "세계 제3차대전이 시작됐다."(미국 IT 전문지 컴퓨터월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싼 특허 전쟁(戰爭)이 세계대전으로 번지고 있다. 세계 IT 업계는 '소송도 사업의 일부'라고 부를 만큼 평소에도 특허를 둘러싸고 법적 분쟁이 잦은 편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특허전쟁은 소송 건수와 주인공으로 볼 때 사상 유례가 없이 대규모로 진행 중이다. 애플·삼성전자·노키아·모토로라·HTC 등 휴대폰업계의 주요 업체들은 모두 특허전쟁에 참전 중이다. 코닥, 엘란, NPT 등 기술특허 전문 기업들도 대부분 참전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소프트웨어 기업까지 언제라도 전장(戰場)에 뛰어들 태세이다.

    스마트폰 특허전쟁을 벌이는 주요 IT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 래리 페이지 구글 CEO. / 블룸버그뉴스
    ◆물고 물리는 글로벌 특허전쟁

    최근 불붙은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은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서 양강(兩强)의 대결이라는 점으로 주목받았다. 두 업체의 대결은 최근 글로벌 무대에서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스마트폰 특허 전쟁' 중 일부일 뿐이다.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스마트폰 관련 특허소송은 미국에서만 작년 말까지 97건에 달했다.

    최근에는 특허소송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과 노키아·HTC는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를 거쳐 연방 법원에서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업체 엘란(Elan) 역시 자사가 개발한 멀티터치(한 화면에서 동시에 여러 군데를 눌러서 기능을 실행하는 기술)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애플과 분쟁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E-북(전자책) 업체 반즈앤노블에 대해 특허 소송을 냈다.

    지적재산권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팀 델라니(Delaney) 변호사는 "스마트폰 시장은 가치가 크고, 주요 업체들이 막대한 규모의 특허를 갖고 있다"며 "이들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소송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스마트폰 특허전쟁'을 펼치는 진영을 크게 나누면 4파전으로 요약된다. 애플, MS·노키아, 안드로이드 진영(구글·삼성전자·HTC·모토로라 등), 기술특허 전문기업 진영이다. 애플이 지난해부터 안드로이드 진영에 선공(先攻)을 펼치자 안드로이드 진영이 거세게 반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MS와 세계 최대 휴대폰 회사인 노키아는 서로 손잡고 두 진영을 모두 압박한다. 이들은 특허 소송을 무기로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게 목표다.

    대량으로 특허를 사들인 뒤 주요 기업들에 소송을 걸어서 합의금을 받아챙기는 기업들도 있다. 이른바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다. 기술특허 전문기업들은 오로지 '돈'을 노리고 세 진영 모두를 무차별로 공격한다. 예를 들어 NPT 같은 특허회사는 애플·구글·MS·모토로라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이는 중이다.

    ◆핵심 특허를 누가 많이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판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마트폰 특허 전쟁'은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크다. 미국 IT 특허 전문가 플로리안 뮬러(Mueller)는 "올해 더 많은 소송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 진영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소송을 수행하는 전략도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 진영은 장기전에 대비해 최근 스마트폰 특허 전쟁의 '실탄'을 확충하는 모습이다. 즉 기술 특허를 잇달아 사들이는 것이다. 가장 적극적인 것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구글이다. 구글은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보유 특허가 적다. 그 대신 현금동원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최근 잇달아 세계 각지에서 특허를 사들이고 있다.

    구글은 최근 이스라엘에서 '모두(Modu)'라는 휴대폰 업체의 특허를 사들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의 휴대폰은 마치 USB메모리처럼 오디오·내비게이션 등에 꽂기만 하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구글은 이 회사의 기술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700만달러(75억원)를 '베팅'했다. 구글은 최근 파산한 캐나다 통신업체 노텔(Nortel)의 특허 6000여건 인수에도 나서 9억달러(약 9700억원)를 준비했다.

    MS와 애플도 '돈 경쟁'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이들은 지난해 말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노벨(Novell)의 특허 800여건을 공동으로 사들였다. 두 회사는 오라클·EMC 등 다른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허 구입에 4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했다.

    '블랙베리' 시리즈로 유명한 캐나다 스마트폰 업체 RIM도 구글이 접촉 중인 노텔 특허에 관심을 보인다. HTC는 지난해 애플의 공격에 대비해 MS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법무법인 무한의 송영건 파트너(변리사)는 "특허 소송은 길고 지루한 공방 끝에 합의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어떤 특허를 보유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소송 막바지에 대비해 각 업체가 특허 확보전을 더 치열하게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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