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T 패권] 애플, 열성 팬 2억명 거느리고 '모바일 생태계' 호령

조선일보
  • 김희섭 기자
    입력 2011.04.22 03:04

    앱스토어·아이튠즈 등 무기, 디지털콘텐츠 최대 시장 장악
    거래 수수료만으로도 먹고살아… 올 연말엔 TV 시장까지 진출

    '애플 제국(帝國)'에는 해가 지지 않는다.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애플 고객들은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고, 아이폰으로 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한다. 아이패드로는 신문을 읽고 영화를 본다.

    인터넷에서 음악이나 응용프로그램을 사는 것도 간단하다. 복잡한 신용카드 번호를 일일이 입력할 필요가 없다.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미리 등록해둔 신용카드 정보로 순식간에 계산이 이뤄진다. 이것이 21세기 사람들의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든 '애플 생태계'다.

    음악·영화·응용프로그램 총망라한 '애플 생태계'

    예전엔 IBM이 컴퓨터를 만들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Windows) 운영체제를, 야후·구글은 포털(정보관문)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일을 애플의 울타리 안에서 처리한다. 팬택박병엽 부회장이 "애플은 사람들의 일상을 관리감독하는 '빅 브러더(big brother)'가 됐다"고 지적할 정도다.

    해가 지지 않는 애플… 제국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애플 제품 전시장에서 행인들이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필두로 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앱스토어 등 콘텐츠 서비스를 한데 엮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전략을 쓴다. /AP 연합뉴스
    애플은 사람들이 원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를 모두 갖고 있다. 애플의 주력 제품은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으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3총사다.

    하지만 애플의 진정한 힘은 하드웨어가 아니다. 이게 정말로 무서운 요소인데, 바로 앱스토어와 아이튠즈로 대표되는 '애플 생태계'다. 앱스토어는 신문·잡지·게임·지도·교육 등 35만개의 응용프로그램(앱)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이고, 아이튠즈는 2400만개의 노래와 영화를 보유한 온라인 음반가게다.

    애플은 여기서 팔리는 노래·영화·응용프로그램 매출에서 30%의 수수료를 뗀다. 그런데도 프로그램 개발회사나 영화계·음반업계·방송사 등은 저마다 이 생태계에 들어가기 위해 애쓴다. 전 세계 60억 인구를 대상으로 편리하게 장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바이어와 수출협상을 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 맛을 들이면 애플이 만든 '가두리 양식장'을 벗어날 생각조차 잊는다. 콘텐츠 업계는 사용자가 많은 시장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어 '쏠림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TV 시장까지 넘본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지난 2월 아이패드 2를 발표하면서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억개의 신용카드 정보를 보유한 기업이 됐다"고 자랑했다. 앱스토어와 아이튠즈에 회원들이 등록한 신용카드가 이렇게 많다는 뜻이다.

    애플은 이 거대한 장터에서 뭐든지 팔 수 있다. 지금은 디지털 콘텐츠만 판매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자동차나 TV 같은 상품도 팔 수 있다. KT 이석채 회장은 "애플의 최대 무기는 온라인상에 국경 없는 거대한 단일 시장을 만든 것"이라며 "가만히 앉아서 거래 수수료만 받아도 먹고살 수 있다"고 말했다.

    PC매거진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 연말 인터넷 접속기능을 갖춘 TV를 내놓을 예정이다. 조그마한 MP3플레이어에서 시작해 휴대폰, 태블릿PC 등으로 사업을 키워온 뒤, 드디어 가전제품의 대표격인 TV 시장까지 노리는 것이다. 이미 TV용 LCD(액정표시장치)까지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과 사무실, 길거리가 온통 애플 천지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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