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요금 왜 비싼가 했더니… 60만원 스마트폰, 90만원 부풀려… "보조금으로 30만원 할인" 생색내

조선일보
  • 이인묵 기자
    입력 2011.03.14 02:59 | 수정 2011.03.14 09:06

    통신社·제조업체들
    "서로 네 탓" 떠넘겨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회사원 오승택(34)씨는 1년 전 스마트폰 '아이폰3G'를 구입하면서 휴대폰 요금이 확 늘었다. 전에는 월 2만원이면 충분했는데, 이제는 비슷한 통화량이지만 요금은 7만6000여원이나 나온다.

    오씨는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 사용을 합쳐 매달 4만5000원을 내는 정액요금제에 가입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할부금과 부가세를 더해 7만원이 훌쩍 넘게 나오는 것이다.

    비싼 스마트폰 가격이 가뜩이나 높은 통신비 부담을 더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국내 출시가격은 90만원대가 많다. 일반 휴대폰보다 30만~50만원 정도 비싸다.

    스마트폰 가격 '뻥튀기'…외국보다 30% 비싸

    통신사들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월이용료가 일반 휴대폰보다 2만~3만원 정도 높기 때문에 스마트폰 판매에 열을 올린다. 제조사 입장에서 봐도 판매마진은 스마트폰이 높다.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팔기 위해 고객에게 '구매 보조금'을 제공한다. 월 4만5000원을 내는 요금제에 2년간 가입하기로 약정하면 스마트폰 가격을 30만원 정도 깎아주는 식이다. 나머지 60만원은 매달 할부로 받아간다.

    통신사들은 "비싼 스마트폰 값을 할인해주기 위해 최소한의 이용조건을 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제조업체들은 "스마트폰은 무선인터넷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위해 고가의 부품을 많이 쓰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국내 스마트폰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 한석현 간사는 "통신사와 제조사가 짜고 출고가를 뻥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과 비교해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국내에서 94만9300원(출고가격 기준)인 삼성전자 갤럭시S는 미국에서 60만5000원에 팔린다. 국내 출고가 81만4000원인 삼성 넥서스S의 미국 판매가격은 59만5000원이다. LG전자 옵티머스원의 미국 판매가격은 45만원, 국내 출고가는 64만9000원이다. 이는 통신사별 요금제와 상관없이 순수하게 스마트폰 가격만 비교한 것이다.

    외국제품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훨씬 비싸진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4 16GB(기가바이트) 모델은 국내에서 81만4000원인데, 홍콩에서는 71만9000원에 팔린다.

    통신사·제조사 짜고 소비자에 부담 떠넘겨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은 제조사에서 스마트폰을 사들인 후 이를 소비자에게 재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물건값을 비싸게 부풀려 놓고 '보조금으로 20만~30만원을 할인해 준다'고 생색을 낸다는 것이다. 정가를 미리 높게 매겨놓고 '30% 할인'이라고 요란하게 마케팅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가격 거품'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린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한 임원은 "통신사들은 스마트폰 1대당 일정한 구매보조금을 지원하라고 요구한다"면서 "보조금으로 나갈 돈을 감안해 그만큼 출고가격을 올려서 책정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제조사가 휴대폰을 직접 유통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통신사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제품 판촉을 위해서 자기들 마음대로 돈을 쓰면서 우리 탓으로 떠넘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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