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대란] 정부의 '딜레마'… 금리도 환율도 손 못대

조선일보
  • 박순욱 기자
    입력 2011.02.12 02:59

    1월부터 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정작 물가당국은 물가를 잡을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어 고민에 빠져 있다.

    통상적으로 정부가 물가를 잡는 정책 수단은 금리와 환율이다. 금리를 올리면 시중 통화량이 줄어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 물가가 낮아져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현재 이 두 가지 수단 모두 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부는 민간업체에 가격을 낮추라고 '팔 비틀기'까지 동원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1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7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석유류 및 농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크게 높아졌으며 앞으로도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물가 상승 우려'를 강하게 표명하고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은 것은 '통화정책으로 현재의 물가를 잡는 것이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측면과 경기가 좋아져 소비가 늘어나는 수요 측면으로 나뉘는데, 정부는 최근의 물가 오름세가 공급 측면 요인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방법인 금리 인상을 통해서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게다가 금리를 올릴 경우 막대한 가계 부채 때문에 서민층의 부담만 더 커진다.

    환율 카드도 현재로선 쓰기 어렵다. 원화가 지나치게 절상(환율 하락)되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이 급감, 정부가 내세운 성장률 5% 목표치도 위태로워진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수출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경제장관들이 '군기반장'을 자처하며 정유·통신·대형 유통업체 등 기업들에 연일 "가격을 내리라"고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효과도 없는 정부의 공염불만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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