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리뷰닷컴'에 올라온 2006년 세계 포르노산업 매출 순위. 이 사이트 운영자는 "한국은 전체규모로는 2위였지만 1인당 매출액으로 환산했을 때는 1위"라고 밝혔다.

미국의 시사잡지 뉴스위크가 6일 인터넷판에서 “세계에서 1인당 포르노산업 매출 1위 국가는 한국”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통계 자료의 근거가 희박해 기사의 신빙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뉴스위크는 이날 미국인의 성(性) 통계 관련 그래픽뉴스를 보도하면서 국가별 1인당 포르노산업 매출(Pornography revenue per capita) 1위에 한국을 올려놓았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은 2006년 기준으로 포르노를 보는데 1인당 526.76달러(약 58만8000원)를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일본(156.75달러), 3위는 핀란드(114.70달러), 미국은 44.67달러로 7위였다.

뉴스위크가 보도한 내용은 제리 로펠라토가 운영하는 ‘톱10 리뷰 닷컴’(toptenreviews.com)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로펠라토는 미국 웨버 주립대 출신의 IT 전문가로, 2003년 ‘톱10 리뷰 닷컴’을 만들어 본인이 직접 자료와 칼럼을 작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로펠라토의 자료는 믿을만한 것일까. 로펠라토는 “2006년 세계 포르노 산업 전체 매출규모는 970억6천만달러이며, 이중 1위는 중국의 274억달러였고 한국이 257억3000만달러로 2위다. 그러나 이를 1인당 매출 규모로 바꾸면 한국이 1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수치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이베이, 야후, 애플, 넷플릭스, 어스링크 등에서 나온 자료를 취합한 것이다. 실제로는 규모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회사에서 취합한 1차 자료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칼럼 말미에는 “통계를 확인하기 어렵고, 지역적인 소스 등에 의해 추정된 것일 수도 있다”는 단서가 달렸다.

로펠라토는 다만 미국의 포르노산업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는 △비디오 판매·대여 △인터넷 △케이블 방송 △폰 섹스 △잡지 △성인용 완구 △스트립 업소 등의 매출규모를 합산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해서 나온 2006년 미국 포르노 산업 전체 매출규모가 133억달러였다. 한국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제리 로펠라토의 이 출처를 알 수 없는 통계자료는 여러 매체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영국 BBC방송이 발행하는 잡지 ‘포커스’(bbcfocusmagazine.com)는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섹스 산업에 돈을 많이 쓰는 ‘정욕의 나라’로 선정했는데, 이 역시 로펠라토의 통계를 일부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포커스는 포르노 산업에 대한 국민 1인당 연간 지출액을 기준으로 ‘정욕 지수’를 측정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수치와 근거자료는 게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