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속수무책] 100만마리 묻고, 7500억원(살처분 보상금)을 썼다

조선일보
  • 이진석 기자
    입력 2011.01.07 03:05 | 수정 2011.01.07 04:37

    소·돼지 등 전염병인 구제역(口蹄疫)이 전남·북과 경남,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퍼지면서 100만 마리 가까운 소, 돼지가 살(殺)처분돼 보상금이 7500억원을 넘어섰다. 축산농가 지원금, 백신 접종 및 방역 비용 등을 합친 총 피해액은 9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6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밝혔다.

    구제역 확산 속도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보상금 등에 들어가는 국민 세금(재정)이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이날도 충남 당진군 합덕읍, 경기 안성시 일죽면,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서 돼지 구제역이, 충북 음성군 삼성면에서는 소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 확산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면서‘자식 같은 소’를 지키려는 축산 농민들의 마음이 매서운 한파보다 더 꽁꽁 얼어붙었다. 6일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의 한 농가 축사에‘외부인 절대 출입금지’라고 쓴 종이가 붙어있다. 이번 구제역으로 이날까지 100만 마리 가까운 소와 돼지가 살처분됐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이번 구제역 사태는 구제역 위험국가인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을 여행한 일부 축산 농가가 바이러스를 옮겨온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소·돼지 농장의 주인이나 근로자가 해외에 다녀와서 구제역이 발생한 전례가 많은데 이번에도 일부 농장주의 부주의로 인해 구제역이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확산되고 있다. 살처분을 하는 가축에 대해선 시가(時價)로 보상해주고 있지만, 방역당국의 초동 대응 실패로 인해 사실상 납세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번 구제역은 지난해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40일 가까이 확산되면서 경북·경기·인천·강원·충남·충북 등 6개 광역자치단체의 46개 시·군(101건)으로 번졌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시·군·구, 230개)의 20%에 달한다. 시·군·구 5곳 가운데 1곳꼴로 구제역이 퍼졌다.

    이날까지 소 9만2424마리, 돼지 85만3089마리 등 총 94만8364마리가 살처분됐다. 소를 대상으로 했던 구제역 백신 접종 대상은 6일 돼지로도 확대됐고, 총 141만1515마리에 달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구제역 대책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연간 (해외) 여행객이 1500만명 나가고 800만명이 들어오니 검역도 검역이지만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여행객이 늘어난다는 면에서 검역만 갖고는 (예방이) 어렵다. 중국, 베트남의 경우 연중 구제역이 발생하는 지역이니까 당장 대책도 세우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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