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 IT팀장의 '심층 리포트'] 잡스의 애플, '공룡 IBM' 따라잡았다

조선일보
  • 조형래 IT팀장
    입력 2010.10.20 02:57

    애플 3분기 매출·순이익 사상 최고치 행진 "갤럭시탭 곧 사망" 독설도
    인텔·IBM도 실적 탄탄 “4분기 전망도 좋아 IT경기 더블딥 없을 것”

    조형래 IT팀장
    애플IBM, 인텔미국을 대표하는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잇따라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애플과 인텔은 더블딥(double dip·경기가 회복되다가 다시 나빠지는 것) 우려에도 불구하고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IBM 역시 기업용 서버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다.

    애플과 IBM·인텔의 실적은 모바일 등 IT 소비재 수요(애플·인텔)와 기업의 IT 투자(IBM·인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올해 4분기에도 3분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기대한다"고 밝혀 세계 IT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룡 IBM' 따라잡은 애플

    18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 발표를 한 애플에 대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공룡 IBM을 따라잡았다"고 평가했다. 이 평가대로 애플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매출과 이익 규모면에서도 IBM을 따라잡았다.

    애플의 올 3분기 순이익은 작년 3분기에 비해 70%나 늘어난 43억달러(약 4조8000억원)를 기록, IBM의 순이익(약 36억달러·4조원)을 능가했다. 애플은 이로써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미국 IT기업에서는 두 번째로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에 등극했다.

    매출액 역시 작년 3분기보다 67%나 늘어난 203억달러(약 23조원)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세계 1위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실적을 능가하는 것이다. 스티브잡스 CEO는 이례적으로 직접 콘퍼런스콜에 나서서 이를 자축(自祝)했다.

    애플이 이런 실적을 낸 일등 공신은 역시 아이폰이다. 아이폰의 올해 3분기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1410만대였고, 애플사 제품인 맥컴퓨터 역시 작년보다 판매량이 27%나 늘어났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잡스, "삼성 갤럭시탭 나오자마자 죽을 것"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는 3분기 판매량이 420만대로 예상치(490만대)에 못 미쳤다. 애플은 이에 대해 LCD와 대용량 메모리 반도체 등 주요 부품 부족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태블릿PC 수요가 기대만큼 강력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애플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올 12월 휴가시즌에 맞춰 아이패드 생산과 유통을 대폭 늘리는 등 본격적인 수요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스티브 잡스 CEO는 18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출시 준비 중인 갤럭시탭을 겨냥, "7인치 디스플레이를 쓰는 태블릿PC는 나오자마자 응급실에 들어가서 사망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인텔·IBM도 건재함 과시

    서버 등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IBM도 올 3분기에 매출 242억달러(약 27조3000억원), 순이익 36억달러(약 4조원)를 기록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IBM의 경우 순이익은 작년 3분기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반면 매출 증가율은 3%에 그쳤다.

    미국 월가의 투자 분석가들은 "분기마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애플이 IBM의 매출을 능가할 날이 멀지 않았다"며 "20년 전부터 IBM 타도를 외쳤던 이단아(異端兒) 애플이 마침내 소원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도 이달 12일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액(111억달러·약 12조5000억원)과 영업이익(41억달러·약 4조6000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각종 IT기기의 CPU(중앙처리장치)를 생산하는 인텔이 좋은 실적을 냈다는 소식은 IT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를 만드는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에도 좋은 실적을 예고하는 청신호라는 지적이다.

    "4분기도 3분기 수준은 될 듯"

    인텔·IBM·애플은 올 4분기 실적이 적어도 3분기 수준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아이패드 같은 모바일기기의 성장세가 강력한데다 기업용 컴퓨터와 신흥 시장의 수요도 탄탄하다는 것이다. 인텔의 폴 오텔리니 CEO는 "구글 TV 등 스마트TV와 태블릿PC시장 확대에 대비해 새로운 프로세서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도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4분기 이후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권오현 사장과 하이닉스 권오철 사장이 최근 "반도체 가격이 내년 1분기는 되어야 바닥을 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상당히 보수적인 전망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의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은 PC용 범용 D램 제품에 국한돼 있다"며 "조만간 PC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끝나면 D램 가격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