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뉴 XK 쿠페는 날렵한 차체에 '빠르게 달리고 싶다'는 욕망을 가득 담았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순간 비행기가 이륙할 때처럼 몸이 뒤로 쏠린다.

멈춰 있는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속도를 붙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5초. 창 밖의 풍경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빠르다. 최고 시속은 250㎞로 제한했지만 바람을 등에 업고 내리막길을 달리면 시속 270㎞까지도 가볍게 도달한다. 고속 주행에 익숙하지 않아도 각종 전자장비가 도와준다. 1초에 100번씩 차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장치로 자세를 잡는다.

XK를 타고 달리면 귀가 즐겁다. 재규어는 주행시 배기음을 다듬는 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XK에는 흡기 음향시스템을 적용해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소리를 만들었다.

이 차는 항공기를 닮았다. 앞부분 라디에이터 그릴의 유선형 디자인은 세계 2차대전 당시 영국군의 주력 전투기였던 스핏파이어의 날개 모양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재규어는 설명했다. 차의 높이는 130㎝으로 현대차 YF쏘나타보다 17㎝ 낮다. 달리는 차 안에서 다른 차들을 보면 홀로 도로에 달라붙어 달리는 기분이 든다.

원목과 가죽으로 치장한 내부는 호사스럽다. DMB 내비게이션과 B&W사의 고급 오디오도 만족스럽다. 재규어의 특징인 다이얼식 변속기는 전자레인지를 조작하듯 간편하다. 다이얼을 좌우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주차(P)·주행(D)을 오간다.

경제성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8기통 5L(리터)에 달하는 고(高)배기량 엔진으로 385마력의 수치를 내는 만큼 연비효율은 L당 7.8㎞에 불과하다. 뒷좌석은 좁다. 트렁크에 가벼운 짐을 실을 수는 있지만 골프백은 포기하는 게 좋다. 가격은 1억59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