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가전으로 세계 1등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부강샘스 이성진(40) 대표는 한림대 의학과를 졸업한 의사 출신 경영인이다. 부강샘스는 인천 남동공단과 중국 광둥성 등에서 글로벌 전자·자동차 기업의 부품을 생산하며 지난해 모두 6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5년부터는 침대 메트리스 등 침구용 살균청소기 '레이캅'을 만들고 있으며 작년 이 부문에서만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의 이력은 재미있다.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이 대표는 의사를 하더라도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2000년 미국 듀크대 MBA에 진학했다.

"전 세계 사람들과 어울리며 영어와 경영학을 배워 세계적인 병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좋은 직장에 가는 것이 다른 학생들의 목표더군요. 승부 근성이 발동해 200개 기업과 인터뷰하며 취직을 준비했습니다."

부강샘스 이성진 대표

이 대표는 의사 출신인 자신의 경력을 살려 다국적 제약회사인 '존슨앤존슨'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그는 뉴욕 맨해튼과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지역을 관장하는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며 '1년에 차로 10만 마일을 운전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존슨앤존슨에서 일한 지 2년여가 지나자 당시 부강샘스 사장으로 있던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이제 그만 한국에 들어와 가업을 승계하라"는 것이었다.

2002년 그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 부강샘스는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당시 부강샘스는 아이리버 등 국내 주요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애플의 아이팟 돌풍으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었다.

"OEM으로 남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내 브랜드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성준 대표는 부강샘스만의 제품으로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의대를 나온 경험을 살려 건강과 관련된 가전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그는 진드기로 인한 천식과 아토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레이캅'이라는 이름의 침구용 살균청소기를 개발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으로서 제품의 효능을 입증하고 알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영국알레르기협회에서 관련 기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영국으로 갔다. 이 대표는 "협회 앞에서 2시간씩 기다리며 담당자를 만나고 맨체스터까지 가서 관련 분야 교수를 만나며 1년 동안 효능을 인증받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2008년 3월 영국 알레르기협회 인증을 받은 뒤 현재 미국과 영국, 일본 등 21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방법은 수출밖에 없어요. 침구 청소기 외에 건강과 관련된 새로운 제품을 10월쯤 출시하고 수출국도 25개국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그는 공격적인 해외 수출을 통해 올해 건강 분야에서만 작년의 2배인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