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국가 혹은 특정 권역의 경기확장 또는 위축정도를 가늠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지표가 있다.
▲산업생산지수(index of Industrial Production)
산업생산지수는 서비스 부문을 제외한 공장, 광산 및 전력회사 등에서 생산한 재화를 월별로 발표하는 지수로 특히 제조업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제조업이 국가경제의 기반이기 때문에 산업생산지수는 한 국가의 경제 예측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지표이다.
최근까지 유로존 재정위기가 세계경제 이슈로 부각되면서 전문가들은 유럽의 산업생산지수에 대한 기대를 접었었다.
재정압박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차례로 긴축을 발표하면서 산업투자가 줄어들고 이는 산업생산 하락 및 수출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통화를 사용하는데다가 벨트 내 교역비중이 높은 유로존의 경우 위와 같은 재정불량국가들의 부실이 독일 등과 같은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도 유로존의 4월 산업생산은 0.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만약 예측대로 유럽의 산업생산지수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유로존의 경제 부양의 가능성은 요원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유럽연합 통계청은 14일(현지시간) 유로존의 4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0.8%, 작년보다 9.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991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실제 유로존의 펀더멘털이 좋아졌다기보다는 유로화 가치가 경제위기로 하락하면서 유로존 수출품이 가격경쟁력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로존의 산업생산지수 상승은 국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15일 주식시장에서는 국내 중소형 비철금속 가공업체인
이구산업(02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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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02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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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창(012800)
은 장 시작이 얼마 지나지 않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유럽의 산업생산지수가 당초 전망보다 높게 나오면서 비철가격을 끌어올린 결과다.
현대증권의 김현태 연구원은 “14일에 유럽에서 발표된 4월 유럽 산업생산지표 결과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비철 가격이 3% 정도 올랐고 이것이 중소형 비철금속 가공업의 주가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산업생산지수는 한 국가의 경제가 얼마나 역동적인가를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각 부문별로 발표되는 산업생산지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해당산업 원자재 가격과 해당 산업체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업생산지수는 광업·철강·기계·섬유·화학·식료·펄프 등 서로 다른 상품의 종합 생산지수로서 단순히 이들을 산술평균한 것이 아니고 각각의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산출한 가중평균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한 국가의 실질적인 광공업 전체 움직임을 알 수 있는 경제지표이기도 하다.
한국금융연수원 자료에 따르면 산업생산지수가 3개월 연속 급하게 하락하면 국내총생산도 같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으며, 산업생산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면 경기회복을 예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