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트 기업들 검색엔진을 잡아라

조선일보
  • 데이비드 은
    입력 2007.09.06 22:57

    데이비드 은 구글 부사장 기고

    오늘날 전세계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온라인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만들고 서로 대화하고 있다. 이런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은 콘텐트 제작과 유통에 있어 새 흐름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다. 사용자들은 문자와 음성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교환하며,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발표한다. 온라인 팬 모임을 위해 노래를 만들며, 전세계 사용자들과 비디오를 공유한다. 놀라운 것은 이런 활동이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사용자 혼자서 손쉽게 할 수 있게 됐다. 또 온라인상의 콘텐트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인터넷 환경에서 혜택을 보는 것은 사용자뿐만이 아니다. 콘텐트 기업들은 크기나 분야에 상관없이 인터넷이라는 거대 흐름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지난 수 년간 성공적인 콘텐트 사업을 일궈온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음반업계다. 잘 알려진 애플의 인터넷 음악판매 사이트 아이튠스는 5년 전만해도 세상에 없었다. 물론 아이튠스에 있는 음악을 파일 공유 사이트를 통해 불법으로 다운로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튠스 사용자들은 품질이 확실한 음악을 편리하게 합법적으로 구입해서 들을 수 있다. 현재까지 약 10억 개가 넘는 곡이 아이튠스에서 판매되었다고 한다.


    인터넷 덕분에 콘텐트 기업들은 사용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으며, 이런 콘텐츠를 활용해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재능, 창의성, 열정을 맘껏 발산하고 있다. 이는 불과 10 여 년 전만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인터넷으로 인해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입어야 했던 거대 음반회사들이 이제는 인터넷을 수용하는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용자들의 무단복제 활동을 제지하기 보다는 자사(自社) 저작권 음반의 합법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의 관심을 수익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영화산업의 예를 보면, 올 6월, 미국에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시코(Sicko)”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출시되었고, 그 홍보 비디오가 유투브에 올려졌다. 유투브를 통해 약 80만회의 비디오 접속이 이루어졌고, 개봉 후 첫 주말에 460만달러라는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 두 번째로 높은 매출기록을 올렸다. 유투브가 영화 홍보에 역할을 한 셈이다.

    음반과 영화산업뿐만 아니다. 방송국이나 스포츠 관련 기업들도 어떻게 하면 자사의 콘텐트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인터넷이다. 인터넷에서는 한 기업의 성공이 다른 기업의 손실로 이어지는 과거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구글의 경우에도 수십 만개의 온라인 콘텐트 기업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매출 중 일부는 온라인 광고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분기에 구글은 15억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온라인 콘텐트 기업에 지불했다.

    구글은 이러한 협력을 한국에서도 이루고자 한다. 한 예로 구글 학술논문 검색서비스는 전세계의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연구자들이 원하는 연구논문을 찾을 수 있고, 어떤 논문이 얼마나 인용이 되었는지 상세히 찾아 볼 수 있다. 한국에도 곧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누리미디어와 같은 논문 데이터베이스 검색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이런 파트너쉽을 통해 연구자들은 국내외의 학술자료를 한 자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온라인 기업은 방문자 수에 비례해 수익을 얻게 된다.

    디지털 세상의 가장 큰 모순은 온라인 상의 정보가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정보 중 디지털화가 이뤄진 비율은 15%를 밑도는 수준이다. 따라서 향후 더 많은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에 온라인 콘텐트 기업과 검색 엔진 기업은 더 강한 공생관계를 이룰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 사실은 틀림이 없다. 디지털 시대에 콘텐트 기업과 검색엔진의 상생관계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인 것이다.





    데이비드 은 (David Eun)

    구글 본사에서 콘텐트 협력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부사장이다. 구글 내 한국계 임직원 중 가장 직급이 높다. 2세 때 이민을 가, 미국에서 성장했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베인&컴퍼니 컨설턴트, 타임워너의 미디어·통신 담당자로 일했다. 오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7 문화콘텐츠 국제컨퍼런스’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