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rend] 게시글·블로그만 좋아도… ‘짭짤한 인터넷’

조선일보
  • 이경은 기자
    입력 2007.06.11 22:47

    사이버세상 이젠 ‘돈버는 세상’으로

    구매후기·영화리뷰 등 게시글에 광고 붙어
    네티즌 읽고 클릭하면 글주인에 돈 쌓여
    활용 기업들 “네티즌 입소문이 홍보 최고”

    17년차 주부 강미혜(40)씨는 올 초 다년간의 살림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부업’을 인터넷 글쓰기에서 찾아냈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옥션의 ‘펌블’ 게시판에 여성의류·생필품·잡화 등의 구매 후기를 올리는 것.

    쇼핑 고수(高手)인 강씨의 꼼꼼한 구매 후기를 읽은 사람이 해당 상품을 구매하면, 강씨는 판매 금액의 1.5%를 포인트(1포인트는 1원에 해당)로 받는다. 그는 “월평균 10만원 꼴로 용돈을 벌고 있다”며 “쇼핑 취미가 돈벌이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은 이제 더 이상 정보만 검색하고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다.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종(新種) 돈벌이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인터넷에서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경험한 네티즌들은, 이제는 즐기는 한편으로 수익창출 공간으로도 인터넷을 활용한다. 현재 글이나 동영상 등 자신이 직접 만든 콘텐트(정보)를 올리고 돈을 벌 수 있는 사이트는 약 10여곳에 이른다.

    개인이 취미로 운영하는 블로그(인터넷 1인 미디어)도 쏠쏠한 용돈 벌이 공간이 된다. ‘프레스블로그’(www.pressblog.co.kr)의 경우 영화, 화장품 등 회사 측이 제시한 일정 주제에 대해 네티즌이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원고료(3500~1만2000원)를 받을 수 있다. 회사 측은 해당 회사의 광고를 유치해 돈을 번다.

    이 회사의 조은용 이사는 “상품이나 트렌드(trend) 정보는 인터넷 사용자를 통한 홍보가 훨씬 효과적”이라며 “기업들이 전문가를 뺨치는 네티즌의 ‘입’을 빌려서 정보를 발산하고 싶어하는 틈새를 노렸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경순(25)씨는 지난달 인터넷에 군대 가산점 제도에 대한 의견 등 시사 관련 글을 90개 올리고 15만원의 짭짤한 부수입을 챙겼다.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이 선보인 ‘판 커머셜’(pann.nate.com)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다.

    자유게시판에 본인이 원하는 주제로 글을 쓴 뒤, 마지막 부분에 ‘내 글에 광고 넣기’ 버튼을 클릭하면 자신의 글에 저절로 자그마한 광고가 붙는다.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이 광고를 클릭해 주면, 그 때마다 돈이 쌓인다. 김씨는 “평소에 관심 있던 소재에 대해 짧게 글을 썼을 뿐인데, 돈까지 벌게 되니 횡재한 기분”이라고 했다.

    ‘글만 잘 쓰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입 소문이 퍼지면서, 이 서비스엔 반년 만에 5만명의 인터넷 필자들이 등록했다. 이 서비스는 5월까지 시범 실시된 뒤 현재 정비 중이며 7월에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사이버 공간에 침투한 시장논리는 네티즌들의 생활 태도도 바꿔 놓는다. 지난달 직장인 도현우(33)씨는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새로 선보인 애드클릭스(adclix.daum.net) 서비스에 참여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를 노출시킨 뒤 방문자의 광고 클릭 수에 따라 돈을 받는 구조다.

    도씨는 “매일 블로그 운영 수입이 오르락내리락 하니까 마치 주식 하는 기분”이라며 “이젠 출근하면 이메일보다 ‘블로그 가계부’부터 먼저 들여다 본다”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재희(33)씨는 “게시된 글이 마음에 들면 감사의 표시로 블로그 삽입 광고나 추천 버튼을 한 번씩 눌러주고 있다”라고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신희정 과장은 “사용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주면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양질의 정보를 생산하게 된다”면서 “가치 있는 정보가 많아지면 경쟁사와 차별화하기도 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순수성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화여대 함인희(사회학과) 교수는 “네티즌들이 수익 챙기기에 나서면, 대중들에게 쉽게 영합하는 흥미나 순간성, 가벼움 등의 가치만 넘쳐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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