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舊 금강고려화학)는 27일 자신들이 보유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세계2대 엘리베이터 업체인 쉰들러홀딩스AG에 모두 매각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의 지주회사로,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3년 전 벌어졌던 KCC와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표면적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쉰들러측이 강력한 라이벌인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KCC(옛 금강고려화학)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전량인 153만1103주(총 주식의 21.47%)를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 '쉰들러홀딩스AG'에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각대금은 주당 8만2000원씩 총 1255억5000만원이다. KCC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의 지주회사다. KCC 정상영(鄭相永) 명예회장은 2003년 8월 조카인 정몽헌(鄭夢憲) 전(前) 현대그룹 회장의 사망 직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玄貞恩) 현대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양측의 분쟁은 2004년 3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정은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KCC측은 주총 이후에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각하지 않아,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었다. KCC 안문기 이사는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적절한 가격에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없어서 매각하지 못했을 뿐, 현대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에 지분을 매입한 쉰들러홀딩스AG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쟁회사여서, 적대적 인수합병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쉰들러홀딩스AG는 세계 2대 엘리베이터 회사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여 주식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 현대그룹 관계자는 "쉰들러홀딩스가 사전에 KCC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뜻을 통보해왔다"면서 "현재로선 적대적 인수합병을 위한 지분매입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과거 소버린자산운용이 SK㈜의 지분을 매입했을 때에도 처음에는 '우리는 우호세력'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 적이 있는 만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입력 2006.03.2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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