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 최고의 아파트로 유명세를 타던 '우성아파트' 브랜드가 지난해 10월 한빌건설이라는 한 부동산개발회사에 팔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성건설이 1996년 그룹의 무리한 사업확장이 화근이 돼 부도난 지 9년, 2000년 법원이 최종 파산 선고를 내린 지 5년 만입니다.
한빌건설은 '우성캐릭터빌' 등 10여 종의 우성아파트 상표권과 회사명·회사 로고 등을 3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다만, 파산 절차가 종결돼 현재의 우성건설이 완전 정리된 이후 사용한다는 조건입니다. 파산 절차는 올해 말쯤 끝납니다.
브랜드를 인수한 한빌건설 이동화(43) 사장은 1994년 우성건설 대리를 끝으로 퇴직한 전(前) 직원 출신입니다. 그는 "우성아파트는 지금도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브랜드 가치가 충분하다"며 "현재 추진 중인 용인 지역 아파트 분양이 성공리에 완료되면 2007년부터 우성건설 이름을 단 시공업체로 재출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우성건설이 건설한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20만 가구에 이릅니다. 그중엔 서울 대치동 우성아파트 등 고가 아파트들이 적잖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인수에 관심을 보인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지방건설사 2~3곳이 1억~1억5000만원 정도에 인수하겠다고 제안을 냈다고 합니다. 오너였던 최승진 전 우성건설 회장 집안 쪽에서도 한때 관심은 보였지만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법원 주변에서는 몰락한 회사의 브랜드가 억대의 가격에 팔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성건설 파산관재인인 김진한 변호사는 "지난해 부도난 식품회사 산내들의 브랜드가 4000만원 전후에 팔린 것이 아마도 국내에서 유일한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입력 2006.01.0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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