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넷스케이프 7 이야기

조선일보
입력 2002.09.16 15:15 | 수정 2002.09.16 15:15

안녕하십니까? 윤석찬입니다.

오늘은 며칠 전 출시한 넷스케이프7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요즘 인터넷을 쓰는 사람들에게 넷스케이프이라고 하면 캔커피 아니면 새로 나온 게임인걸로 아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만큼 화려했던 넷스케이프의 신화는 몰락하고 이제 과거에 묻힌 천덕꾸러기 웹브라우저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넷스케이프는 리눅스나 매킨토시처럼 윈도 환경이 아닌 OS사용자들만 주로 사용하는 브라우저로 전락한 것입니다.

이를 반증해 주듯 우리나라의 경우 거의 99% 이상 웹 사용자들이 인터넷 익스플러(IE)를 사용하고 있는데다, 최근 국제 브라우저 조사에서도 넷스케이프를 비롯한 기타 브라우저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몇년 간 IE 사용자들이 급격히 늘어났고, 웹사이트 제작자들은 IE전용 혹은 IE를 기준으로 사이트를 제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넷스케이프가 시장을 장악하던 97,98년 무렵 IE가 처음 나왔을 때, 그 당시 IE가 그렇게 조잡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윈도95에 기본 웹브라우저로 배포되기 시작하면서, 설치를 해야만 하는 넷스케이프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 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표준을 비웃으며, 나름대로 웹페이지 문법인 HTML의 태그들을 새롭게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marquee나 iframe, object같은 것들이 이 때 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넷스케이프의 자바스크립트에 대항해서 VBscript를 플러그인에 대항해서 ActiveX 등 별개 기술을 한 없이 ?아놓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웹 사이트들이 두 브라우저를 모두 원활히 지원하기 어려워 졌으며, 두 브라우저를 동시에 지원해야만 하는 이른바 크로스 브라우징(Cross-browsing) 문제에 휩싸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어떤 웹사이트에 가면 넷스케이프와 IE를 모두 지원한다는 버튼이 달려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술 표준화가 늦어지고, 윈도에서 IE 지원이 노골적으로 이루어 지면서 넷스케이프가 시장에서 불리해 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소스를 공개하는 처방까지 내렸으나 결국 IE에 시장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IE 사용자들이 많아지자 주로 IE 위주로 웹사이트를 제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옛날일을 설명한 것은 현재 상황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얼마전 출시한 넷스케이프7에 대해 많은 언론들이 기대를 건다고 했습니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 4%도 안되는 브라우저에 무슨 기대를 하는 걸까요? 옛 정을 봐서 한마디 거들어 준걸까요?

넷스케이프7의 출시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넷스케이프 사용을 꺼리게 하던 크로스-브라우징 문제가 이제 사라졌다는 점에 있습니다. 실제로 넷스케이프7을 통해 국내 웹사이트를 보면 액티브X콘트롤을 사용하는 페이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IE와 똑같이 보입니다. 이것은 W3C의 HTML, CSS 등의 표준안이 완성도가 높고 넷스케이프도 IE도 거의 표준안을 준수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스케이프가 OS를 기반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Mac이나 Unix에서도 구동 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라 실행 속도가 IE 보다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설치 시 윈앰프나 리얼플레이 등 여러 프로그램을 끼워 넣어 보기가 좋지는 않지만, 최소 설치만 한다면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넷스케이프는 공개 소스 프로젝트(Open Source Project)인 모질라(Mozilla) 프로젝트에 기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스케이프사가 소스를 공개하여 공개 소스 개발자들이 자사의 프로그램을 마음껏 고쳐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모질라는 벌써 1.1버전 까지 출시되었습니다. 넷스케이프7은 안정성이 검증된 모질라 1.01rc1버전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으며, 앞으로도 모질라의 개발 버전을 따라감에 따라 기술적인 장래가 밝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파치 같은 성공을 이룰려면 넷스케이프사가 다수의 브라우저 사용자들에 대한 각종 지원에 신경을 써야 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아울러 넷스케이프7 출시때 한글 버전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공개 소스 브라우저인 모질라의 한글판 작업을 하는 국내 모질라 한글 프로젝트에서 이미 넷스케이프7과 모질라 한글 언어팩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넷스케이프4.53 이후 한글 버전이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들이 기피했던 넷스케이프를 이 기회에 한번 이용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한글 언어팩은 www.mozilla.pe.kr 에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넷스케이프는 미국 AOL 브리우저의 기반 플랫폼이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사라질 브라우저가 아닐 뿐 만 아니라, 서핑에 문제가 없다면 넷스케이프를 쓰겠다는 사용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브라우저 전쟁에서 크게 패한 넷스케이프가 어느 정도 재기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고 있습니다.

/IT클럽 리포터 윤석찬 channy@nine4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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