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7개월만에 회사 가치 2000배 .
양민정(38) 사장이 경영하는 마이사이먼사 사무실에는 부드러운 지푸
라기 같은 것을 가득 넣어둔 커다란 자루처럼 생긴 '빈백(Bean Bag)'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딱딱한 의자에 앉아 일하다 몸이 찌뿌드드하고 답답하면 그곳에 편
히 앉아 좀 쉬라는 뜻이죠. 화제가 되는 영화가 개봉되면 전사원이 일손
을 놓고 극장으로 갑니다.".
마이사이먼은 인터넷상점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비교, 가장 싸게 파는
곳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전자상거래 서비스업체. 인터넷상점이 폭증하면
서 서비스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도 높아져 지난해 10월 회사가치를 5000만달러로 인정받았다. 3월 2만
5000달러로 창업했으니 7개월 만에 회사가치가 2000배가 오른 것.
양 사장은 15살 때인 76년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왔다. 고모부인 텔
레비디오 황규빈 회장의 초청이 계기가 됐다. 황 회장은 한국인이 세운
기업으로는 처음 나스닥에 상장된 컴퓨터 터미널업체 텔레비디오 창업
자.한때 미국 내 400대 거부에 꼽혔던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버클리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84년 실리콘밸리로 다시 돌아왔다. 마우스, 윈도를
처음 개발한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가 첫 직장. 연구소에서 우수기술이
정작 다른 업체에 의해 상용화되는 것을 본 양 사장은 스스로 사업을 시
작하기로 결심했다.
"사업을 하려면 우선 마케팅을 알아야겠더군요. 86년 캐드캠업체인
인터그라프에 들어가 마케팅분야에서 일했습니다. 89년부터 1년 동안은
아시아 태평양지역 책임자로 한국에서 근무했습니다.".
90년 다시 실리콘밸리로 돌아온 양 사장은 삼성전자 미주법인을 거쳐
95년 재즈멀티미디어 부사장으로 스카우트됐다. 마이사이먼을 창업한 것
이 바로 지난해 3월.
하루는 인터넷상점을 이용하던 아내의 불평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
곳에서 가장 싸게 파는지 알기 힘들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인공
지능기술을 이용해 인터넷상점의 가격을 비교하는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것으로 생각했다.
'사이먼'이라는 이름은 누가 벌써 도메인(인터넷주소)에 등록한 뒤여
서 '마이사이먼'이라고 지었다. 마이사이먼은 최근 타임, 뉴욕타임스,월
스트리트저널, 샌호제이 머큐리 등 미국 내 주요 언론들로부터 매달 회
원이 20∼30%씩 늘어나는 전자상거래 분야의 잠재력이 높은 회사로 소개
됐다. 이곳에서는 현재 1200곳의 인터넷상점을 대상으로 1만여개의 상품
가격을 비교해 고객들에게 알려준다. 올해 중으로 일본, 독일, 영국, 프
랑스에 지사도 설치할 계획.
정확한 수치 공개는 꺼렸지만 그의 지분은 30% 안팎. 올 연말쯤 나스
닥에 상장하거나 다른 기업에 회사를 팔면 5억달러 가량을 번 유리시스
템 김종훈 사장이나 2억달러 이상 현금을 받아 쥔 자일랜 김윤종 사장
못지않은 억만장자가 된다. 그러나 그는 돈에 대해서는 "아직 손에 쥐지
않았다"며"지금은 일하는 데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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