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의 나누는 마음 이 중요 1월을 영어로 재뉴어리(J
anuary) 라고 부른다. 재뉴어리는 고대 로마신화에 나오는 야누스
(Janus)라는 신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야누스는 하늘의 문지기이다
.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를 여는 신이 바로 야누스였기에 1년중 가장
먼저 시작되는 1월은 그의 이름을 따르기로 했던 것이다. 하늘의 문
을 지키는 신 야누스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것으로 그려진다. 왜냐하
면 문이란 언제나 선택의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로마에는 야누스를 모시
는 신전이 많았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전쟁시에는 그 신전의 문이
항상 열려 있었으며, 평화시에는 문이 닫혀 있었다는 것이다. 로마역사
상 그 문이 닫힌 적은 딱 한번 있었다고 한다. 요즘 뉴미디어시대가
열린다고 야단이다. 온갖 첨단 영상매체의 폭넓은 활용과 정보 고속도
로의 실현에 대한 기대로 어떤 이들은 들떠있고, 어떤 이들은 어리둥절
해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물결이 우리 일상 생
활속으로 급격하게 흘러들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
어떤 시도조차 해볼 겨를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 어떤 문을 열어 보
지도 않았는데 이미 선택된 문안으로 들어선 것은 아닐까. 어떤 사람들
은 스스로 선택한 문안으로 들어 왔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지혜로움에
흠뻑 취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선택과 결정은 지
금부터다. 흔히 말하는 멀티미디어 환경이란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을 가
능하게 하는 세계. 그 객관의 세계는 우리가 함께 나누어야하며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야하는 세계이다. 우리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언어
나 문자도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구체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이미지(사진, 영화, TV,
비디오, 컴퓨터 등)와 소리(전화, 라디오, 축음기, 녹음기, 각종
오디오, 컴퓨터 등)의 세계도 결국은 우리가 서로 관계를 맺고 나누
기 위한 놀이터였다. 그러나 돌아보면 우리는 많은 것을 나누기 보다
많은 것을 빼앗고 빼앗기는 놀이를 해왔다. 멀티미디어 환경에서는 이미
지와 소리가 막힘없이 만나 함께 어우러진다. 뉴미디어 시대에서의 우리
의 일상의 삶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가. 뉴미디어시대 야누스 신전의
문이 활짝 열려있는 지금,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뉴
미디어를 근간으로 펼쳐지는 멀티미디어의 일상생활 속에서는 그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자기의 세계를 나누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또한
그 어느때보다 사람의 자율성이 요구된다. 멀티미디어 환경의 핵심은
바람직한 인터액티브의 구현이다. 기술의 발전은 인터액티브 구현을 가능
케 했을 뿐 그것을 실행시키는 주체는 사람이다. 참으로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멀티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다는 상황은 동시에 많은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디어의 역사속에서도 서로 나누는 연습을 별로 해보지 못한
우리들이다. 새롭게 열리는 뉴미디어 시대에서는 말하고 듣고 보고 느
끼는 우리 문화가 건강한 인터액티브의 활용을 바탕으로 꽃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야누스 신전의 문이 닫히는때가 언제 올것인가. 미디
어하우스 고문
입력 1995.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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