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가 개발한 고투과, 광대역, 광각 특성을 가진 투명 지능형 재구성 안테나(RIS). 창문에 붙이는 투과형 투명 RIS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중계기 없이도 밀리미터파 대역이동통신을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ETRI 이동통신연구본부 6G무선액세스시스템연구실과 전파연구본부 전파환경감시연구실은 밀리미터파(mmWave) 대역에서 고투과·광대역·광각 특성을 가진 지능형 재구성 안테나(RIS)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5G와 6G 서비스는 직진성이 강한 고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외 기지국을 통해 실내로 전송되는 통신 신호가 대부분 건물 외벽에 막힌다. 창문을 통해 전송되는 신호도 유리 때문에 약해진다. 통신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싼 중계기를 실내에 설치했고, 통신 비용 증가의 원인이 됐다.

ETRI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한 필름이나 패널 형태의 초소형 배열 안테나를 건물 유리창이나 벽면에 부착해 전파를 수신하는 ‘RIS’ 기술을 연구 중이다. 투명한 폴리에스테르(PET) 필름에 수㎛(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 패턴을 만들어 통신이 가능한 중계기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PET 필름의 미세 패턴에 의해 일반 전파가 안테나에 조사되면서 투과도가 높아진다. ETRI 연구진은 “이 안테나 기술이 상용화되면, 간단히 건물 유리창에 붙이는 것만으로 실내 음영지역을 없앨 수 있다”며 “데이터 속도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RIS 기술은 투과율이 높은 대신 주파수의 대역폭이 좁은 단점이 있었다. ETRI 연구진은 광각 기술을 접목해 기존 RIS 기술보다 대역폭을 10배 가까이 키웠다. 하나의 RIS로 5G뿐만 아니라 6G 서비스도 동시에 쓸 수 있다.

ETRI 연구진은 실내 통신환경 확장을 위한 ‘산란형 RIS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산란형 RIS는 실내에 전파되는 고주파 신호를 수십도 이상의 넓은 범위로 재전파시켜 통신 영역을 확장하는 신개념의 전파 기술이다. 유리창의 투과율을 높인 투명 RIS도 개발하고 있다. 투명 RIS가 개발되면 창문에 부착하는 방식만으로 통신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3년 안에 이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안테나 소재부품 회사에 기술 이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클레버로직, ㈜덕산넵코어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ETRI 이정남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ETRI가 전파의 매질 한계를 극복하여 통신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전파기술 영역확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