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픽스가 위성특화 생성형 AI 챗봇 솔루션 '샛챗'을 통해 산불 피해가 큰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의 피해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텔레픽스

위성 전문 솔루션 기업 텔레픽스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의 위성영상 분석 결과를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 측에 전달한다고 16일 밝혔다. 위성영상 분석을 통해 최초 발화지점과 산불 발생 원인, 확산 경로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7일 발생한 LA 산불은 여전히 진화가 되지 않고 있다. 피해 규모나 발생 원인도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텔레픽스는 이번 산불의 현황 파악과 복구 전략 수립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위성영상을 분석해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9일 기준 영상레이더(SAR)를 통해 분석한 전체 산불피해지역은 약 75㎢다. 여의도 면적의 25.8배에 달한다. 이 중 실제 화재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은 절반 수준인 33.3㎢(여의도 11.5배)로 추정됐다.

텔레픽스가 지난 12일 유럽우주국(ESA)의 센티넬2(Sentinel-2) 위성을 통해 살펴본 산불피해지역은 총 102.4㎢(여의도 35.3배)로 넓어졌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도 98.7㎢(여의도 34배)로 나타났다. 텔레픽스에서 자체 개발한 위성특화 생성형 AI 챗봇 솔루션 ‘샛챗(SatCHAT)’을 활용해 피해 지역의 위성영상을 서치한 후, 그래픽과 텍스트를 융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맵모드 화면에서 렌더링해 피해지역 영상, 면적 등을 도출한 결과다.

텔레픽스가 센티넬2(Sentinel-2) 광학위성으로 살펴본 결과 최초 발화 시점이 스컬 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텔레픽스

텔레픽스는 풍향 등 기상 정보를 바탕으로 산불 확산 상황도 분석했다. LA 산불 피해가 큰 퍼시픽 팰리세이즈 화재 구역을 광학영상으로 확인해 본 결과, 지난 7일 경에 산불이 초기에는 최초 발화지점에서 좌하단으로 발전하다가 우하단으로 변경됐다. 당시 기상 관측 결과를 보면 7~8일에는 북동풍이 불었다. 7일에 발생한 강한 바람과 돌풍의 영향으로 산불이 크게 번진 것이다.

이후 9일쯤에는 서풍 혹은 북서풍이 불며 우하단으로 화재 발전 방향이 변경된 것이 당시 촬영된 레이더영상을 통해 확인된다. 12일에 촬영된 광학영상을 보면 남서풍의 영향으로 산불이 내륙 중심부로 옮겨가는 것이 관측된다. 이는 앞으로 기상 상황에 따라 LA 시내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텔레픽스는 센티넬2 위성이 수집한 영상에서 최초 발화지점도 예측했다. 산불 발생 시점인 지난 7일 오전 10시 30분경(미국 현지시각) 촬영된 위성영상을 보면 LA 토팽가 주립공원(Topanga State Park)에 위치한 스컬 록(Skull Rock) 왼쪽 부근에서 큰 불이 발생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함선정 텔레픽스 영상분석사업부 이사는 “이번 LA 산불과 같이 짧은 시간에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재난의 경우 지상에서의 모니터링 방식은 제한이 많지만 위성영상을 활용하면 바람의 방향, 기상 상황, 주변 지형 등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 전략 수립과 피해 규모 예측에 효과적”이라며 “특히 이번 산불의 경우 지역 별로 피해의 정도 차이가 커 위성영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구체적인 구제 전략 수립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 이사는 UNDRR 산하의 지구관측그룹(GEO, Group on Earth Observations)에서 현재 기후위기 대응 한국 실무단(working group) 멤버로 활동 중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한 마을이 산불에 의해 모두 전소된 모습./AFP 연합뉴스

텔레픽스는 위성영상 분석 자료가 재난 피해 구제와 복구 전략 수립, 보험금 산정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고 본다. 텔레픽스의 산불 피해현황 분석 자료에는 건축물 등의 인프라의 피해 심각도를 등급으로 분류하는 방식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텔레픽스는 피해지역에 위치한 박찬호의 저택이 위치한 지역을 3등급으로 분류했다. 화재로 인해 파괴된 녹지 뿐만 아니라 건축물, 도로 등 인프라가 파괴된 정도까지 위성 상에서 파악해 정량화한 것이다. 피해 정도에 따라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나누고 숫자가 클수록 피해가 심각한 것이다. 방송인 패리스 힐튼의 말리부 저택은 5등급으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