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연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여러 차례 구부려도 성능 저하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물론 저전력, 고성능을 낼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로 활용할 수 있어 웨어러블 장치 센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김용훈 한국재료연구원 에너지전자재료연구실 선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리튬 이온 박막을 활용해 고집적·고유연성의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웨어러블 장치는 최근 높은 활용도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부피와 무게가 제한돼 배터리와 연산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한계는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고성능의 AI 반도체를 사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AI 반도체 대부분은 단단한 실리콘 기판으로 만드는 만큼 유연성이 필요한 웨어러블 장치에는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료연 연구진은 유연한 기판으로 AI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웨어러블 장치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연구진이 앞서 개발한 유연 기판인 컬러리스 폴리이미드 위에 리튬 이온을 얇게 까는 초박막 공정과 저온에서 합성한 2차원(2D) 나노소재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로 곡선형 영상 센서를 만들어 성능을 확인했다. 센서를 700번 이상 굽혔다 편 후에 영상 인식률은 최대 95%를 유지해 큰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 신경망 구조처럼 모든 칩을 연결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도 구현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정보저장장치(메모리)를 구분하지 않고 연산과 저장을 한 번에 할 수 있어 전력 효율과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이 반도체를 활용해 웨어러블 장치용 저전력 지능형 센서와 IoT용 엣지 컴퓨팅의 핵심 소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를 활용하면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기기 간 빅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데이터 증가와 처리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웨어러블 엣지 컴퓨팅, 신개념의 인공지능 햅틱, 비전 센서 같은 다양한 저전력 웨어러블 장치에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스몰 메소드’에 지난 3월 24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Small Methods, DOI: https://doi.org/10.1002/smtd.20220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