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글로벌 입지를 더욱 강화하며 지난해 연매출 3조5573억원을 올렸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린 셀트리온은 올해에는 신규 제품 출시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이익과 미래 가치를 주주들과 공유하는 동반 성장도 이뤄간다는 방침이다.
◇국산 첫 블록버스터 ‘램시마’
셀트리온이 개발한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가 지난해 1조2680억원 연매출을 올렸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글로벌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위상을 입증했다.
램시마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재탄생시킨 ‘램시마SC’의 빠른 성장세도 주목받고 있다. 램시마SC는 유럽에 출시된 2020년 당시 점유율이 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21%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램시마SC는 지난해 ‘짐펜트라’라는 제품명으로 미국에 출시됐다. 짐펜트라는 미국 보험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3대 처방약 급여관리업체(PBM) 모두와 등재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처방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는 바이오시밀러 출시 확대로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료 영역도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중심에서 알레르기 질환, 안과 질환, 골 질환 치료제 등으로 대폭 확대됐다.
셀트리온이 현재 주요 국가에서 판매 중이거나 허가를 획득한 제품은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램시마, 램시마SC, 유플라이마, 스테키마, 앱토즈마 △항암제 허쥬마, 트룩시마, 베그젤마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옴리클로 △안과 질환 치료제 아이덴젤트 △골 질환 치료제 스토보클로·오센벨트 등 11종이다.
허가받은 제품들이 순차적으로 출시되면 셀트리온이 공략할 잠재적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은 이 같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연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본중 셀트리온 미국 법인 CEO(최고경영자)는 “올해는 기존 짐펜트라, 유플라이마에 이어 스테키마도 새로 출시돼 셀트리온의 강한 성장세가 기대된다”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명가의 지위를 더욱 견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이 미국에 최근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테키마’는 셀트리온 미국 법인의 직판 체제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등을 판매하며 쌓아온 직판 유통망을 토대로 처방약 급여관리업체(PBM), 보험사, 처방 전문의, 환우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빠르게 경쟁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오크레부스, 코센틱스, 키트루다, 다잘렉스 등 4개 제품의 바이오시밀러와 7개의 미공개 파이프라인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총 22개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역대 최대 규모 배당 앞둬
셀트리온은 합병으로 인한 매출 원가 개선, 대규모 판권 상각비 감소, 제3공장 생산 확대 등 영향으로 올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이익을 투자자들에게 환원하고 미래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 성장 환경을 구축하는 데 만전을 다하고 있다.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으로 꼽는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 현금 배당, 주식 배당 등을 모두 시행하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전념한다는 것이다.
올해 초 약 5533억원 규모의 자사주 301만1910주를 소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약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110만1379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보유 총 자사주 수량의 약 11% 규모다. 셀트리온은 “올해 추가로 매입할 자사주도 전량 소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으로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상승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총 436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약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진행 중이다. 작년에 결의한 일부 매입분까지 합해 올해 1월부터 취득을 완료하거나 매입 중인 자사주는 총 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결의한 역대 최대 규모의 현금-주식 동시 배당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지급할 예정이다. 현금은 보통주 1주당 750원으로 총 1538억원 규모를, 주식은 보통주 1주당 0.05주로 총 1025만주를 각각 배당한다. 셀트리온은 “이번 배당은 이익 환원의 일환으로 주주 신뢰도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고성장 전망에 따라 미래 가치를 함께 창출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